오전 6시, 아침을 먹는다. 지금이다. 현재 시제다. '먹음'보다 '먹고 있음'이 분명하다면 표현을 바꾼다. "지금 아침을 먹고 있다." 어제도 같은 시각에 아침을 먹었다. 지난 일이다. 이때 동사 어간 '먹'에 '었'을 붙여 과거 행위임을 나타낸다. "나는 어제 오전 6시쯤 아침을 먹었다." 흠잡을 데가 없는 과거 시제 표현이다. 어제는 아침을 먹고 나서 쉬다가 오전 8시쯤 밖으로 나갔다. '나가다'의 어간 '나가'에 '았'을 붙여 '나가았다(나갔다)'다. 어간의 어형에 따라 맞추어 달리 쓰이는 선어말어미 '었'과 '았'(이하 '았'으로 통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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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이처럼 '았'이 쓰이면 과거다. 많은 경우 그렇다. 하지만 아닌 예가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① 이제 서울 다 왔다. ② 순희는 오늘 긴 코트를 입었다. ③ 너 앞으로 학교에는 다 갔다. ④ 해외여행이라도 한번 했으면 좋겠다. 한 문법서(※ 이하 참고)가 열거한 예문 넷이다. ①은 여행을 거의 끝마친 현재 상태 ②는 옷을 입고 있는 현재 상태 ③은 학교에 가기 어려운 미래 상황 ④ 해외여행을 하고 싶은 미래 희망을 표현한다. '았'이 과거 시제만 나타낸다는 통념은 깨지기 쉬운 편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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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 캡처
과거를 표시하는 다른 표현인 '-았었-'에 대한 통념도 있다. '단절'을 뜻한다고만 보는 생각이다. 그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멀고 먼 과거에는 지구에 공룡이 살았었다." 이건 단절 맞다. 지금 공룡은 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과거에도 용감했었고 지금도 용감하다."라고 하면 '단절'일 리 없다. 누군가 묻는다. "거기 가봤어?" 나는 답한다. "두 번이나 가봤었어." 물론 "두 번이나 가봤어."라고 해도 될 말이다. 하지만 "가봤었어"라 하면 과거 사실을 거듭 확인하고 강조하는 어감이다. '-았었-'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말장난이 더러 이렇게 나타난다. "그랬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유현경 한재영 김홍범 이정택 김성규 강현화 구본관 이병규 황화상 이진호, 『한국어 표준 문법』, 집문당, 2019, pp. 525-527. '과거' 해설과 예문 인용
2.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3일 05시55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고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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