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윤경

EU집행위, 세이프가드 조사 통해 주요 수출국별 쿼터 설정 방침

대중 무역적자 해소 조치지만 전체 적용…EU "다른 국가 쿼터는 큰 감소 없을 것"

하이브리드차 위주로 유럽시장 공략 계획 세운 韓업계 대응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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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브리드 차량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첫 방편으로 채택한 하이브리드 차량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한국 등 다른 수출국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이르면 12월 초 시행을 앞두고 중국 외 국가들에도 이 조치가 적용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7일(현지시간) EU 본부가 자리한 브뤼셀 관가와 산업계와 따르면,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세이프가드 조사가 이번 주 안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EU는 최근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폭증하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입을 올해 예상 수입 대수인 80만대에서 연간 35만대로 약 56% 줄이기로 전격 합의한 바 있다.

특정 국가만이 아닌 모든 원산지에 비차별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세이프가드 규정에 따라, 이번 조치는 EU가 견제하고자 하는 중국뿐 아닌 한국과 같은 다른 주요 하이브리드차 수출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럽 무역 정책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매체인 보더렉스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세이프가드 조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 튀르키예, 영국, 미국 등 EU로 하이브리드차를 많이 수출하는 상위 5개국에 최근 EU로의 수출 물량을 기준으로 국가별로 별도의 쿼터(할당량)를 배정할 방침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세이프가드는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추가 관세를 물리고 통관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세관에서 원산지로 되돌려 보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다만 EU 집행위원회 측은 최근 출입 기자들 대상 브리핑에서 "최근 EU 시장으로의 급격한 하이브리드차 수입 급증세는 주로 중국산 제품에서 기인한 것"이라면서 "따라서 다른 국가들에 배정되는 쿼터는 중국만큼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른 수출국 입장에서는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파상공세로 인해 빼앗겼던 유럽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며 반사이익을 얻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에 오히려 이번 조치를 반길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도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자동차 업계는 EU의 이번 조치를 달가워하기는커녕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당장 국산 하이브리드차 쿼터가 어떻게 결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출 물량의 상한선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업계 입장에서는 결코 긍정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최근의 고유가 환경과 EU의 친환경 중시 기조에 발맞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 놓고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에 차질을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약 18만1천대로, 전체 판매량 가운데 4대 중 1대꼴로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또한, 유럽 시장에서 팔린 하이브리드 차 가운데 34.8%는 향후 세이프가드의 적용 대상인 한국 내에서 제작돼 수출된 차량이었다.

이미지 확대 현대차 체코 공장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 체코 공장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기아차는 체코, 슬로바키아 등에 생산 공장을 두고 투싼(현대), 스포티지(기아) 등 일부 하이브리드 차량을 유럽에서 제작하고 있으나, 코나·싼타페(현대)와 니로·쏘렌토(기아) 하이브리드 차량은 한국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된다.

유럽 공장들이 이미 현 상황에 맞게 최적화 작업이 완료돼 있는데다 부품 조달 문제 등과도 맞물려 있어 현재 한국에서 생산되는 하이브리드 차량들을 유럽 현지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당장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아울러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의 경우에도 결코 더 관대한 물량을 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보도도 흘러나오고 있는 터라, 업계는 충분한 쿼터 확보를 위해 정부가 EU 집행위원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협상과 설득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다만, EU 집행위원회가 당장 12월부터 세이프가드를 시행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만큼 쿼터 협상을 위한 절대적인 시간 자체가 촉박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월 EU의 철강 쿼터 조정에서 경쟁국에 비해 확연히 유리한 사실상 최혜국 대우를 받는 합의를 이끌어 낸 정부는 하이브리드 차량 세이프가드 조사에서도 한국 자동차업계가 EU 공급망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최대한 강조하는 등의 전략으로 더 많은 쿼터 확보를 위해 총력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EU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습에 하루 10억 유로(약 1조5천억원)꼴로 적자를 보며 기반 산업과 일자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해 향후 세이프가드 조치 대상을 화학, 기계 등으로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ykhyun1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7일 19시40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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