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지자, 물가·이민단속 문제 성토…트럼프 지지자도 "물가가 쟁점" 인정

"식료품·휘발유 등 모든 게 비싸" vs "트럼프 성과에 진보신문 거짓말"

(워싱턴·피바디[매사추세츠]·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유미 임수정 김경윤 기자 = 미국 중간선거가 열린 3일(현지시간) 투표소 현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찬반 투표와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결국 트럼프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로 귀결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유권자들은 고공행진 중인 생활비 및 휘발유 가격 부담과 과도한 이민 단속 등에 불만을 한가득 쏟아내며 민주당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물가 문제에 따른 민심 이반을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제조업 이탈 등 경제 문제를 해결했다며 '그래도 트럼프'를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들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들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 당일인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투표소로 지역 주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yumi@yna.co.kr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이민 정책 등을 비판하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의회의 견제 기능이 강화되기를 기대했다.

버지니아주는 현재 연방 상원의원 2명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며, 연방 하원 의석 11석은 민주당 6석, 공화당 5석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1석과 하원 11석 전체가 선거 대상이다.

투표소에서 만난 민주당원 캐롤 캄파나(75) 씨는 "트럼프는 도덕성이 전혀 없는 인물이고 부패가 심각하다"며 "이건 트럼프의 나라가 아니라, 모두의 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거 뒤에는 트럼프의 권한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더 강화되길 원한다"며 "다만 입법의 경우엔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부권이 있으니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리처드 아이슬러(77) 씨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패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전으로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딸과 함께 투표장에 나온 칼리아나드라 해리스(49) 씨는 "나는 브라질 출신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절대적으로 반대한다"며 "미국이 모든 인종의 사람에게 더 개방적이고 친절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이란전 등에 비판적이면서도 여당인 공화당의 의회 장악을 지지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공화당원인 패트릭 라파니엘로(70) 씨는 이번 선거에 대해 "전국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며 "이란전이 연료비와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만큼, 물가 문제가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정책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공화당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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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투표소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 당일인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yumi@yna.co.kr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이날 아침부터 투표소에 발길이 이어졌다.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통해 1·2위를 뽑고, 본 선거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는 캘리포니아의 '정글 프라이머리' 방식 탓에 정당에 대한 선호가 투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미 프라이머리를 통과한 1·2위가 모두 민주당 소속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은 적지 않았다.

플러머 공원에 설치된 투표소에 파란색 티셔츠와 모자를 쓴 채로 투표하러 나온 멜리사 우야르(30)는 "휘발유 가격이 말도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멈추기 전에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LA는 미국 내에서도 이민자 비중이 높은 도시다. 이 때문에 LA카운티 선거 안내는 영어를 포함해 한국어 등 총 19개 언어로 이뤄질 정도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을 피부에 와닿는 위협으로 느낀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아지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여성 유권자 소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때문에 LA의 경제가 타격을 받았다"며 "그들(이민자)도 우리의 친구고 동료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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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언어로 표시된 LA 투표장 안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가 진행되는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LA 투표소 앞에 18개 언어로 표시된 투표 안내문. 한국어로 '여기에서 투표하십시오'라고 쓰여있다. heeva@yna.co.kr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매사추세츠주 내에서 공화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피바디시에서는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과거 가죽 제조업으로 번성했던 매사추세츠주의 산업도시 피바디는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불과 762표 차이로 앞섰을 만큼 양당 지지세가 팽팽했던 곳이다.

이날 피바디 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만난 한 여성 유권자는 민주당에 투표했다고 밝히면서 "식료품 가격과 휘발유 가격 등 모든 것이 너무 비싸다"고 생활비 부담을 호소했다.

이 여성은 새 의회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경제 문제"를 꼽았다.

이 지역에서 만난 민주당 지지자인 40대 우버 운전기사 가브리엘 씨도 일자리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4년 사무직 일자리를 잃은 뒤 우버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그는 "내야 할 생활비가 있어 어떻게든 버티려고 한다"며 "나라가 다시 일어서고 일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투표소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 유권자는 공화당 후보들에게 모두 투표했다고 밝혔다.

과거 트럭 운송업에 종사했다는 그는 "나는 트럼프를 정말 좋아한다"며 "국경 문제를 해결하고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하고 있다. 그가 손대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평생 피바디에서 살았다는 마크 스티븐스(71) 씨 역시 공화당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역대 최고의 대통령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면서 "진보 성향 신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트럼프가 실제로 이룬 성과들이 보도된다면 훨씬 많은 사람이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거 전망과 관련해서는 "중간선거에서는 통상 대통령 소속 정당이 불리한 만큼 민주당 쪽으로 다소 기울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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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투표소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4일 05시36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경윤, 이유미, 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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