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령

"상품설명서에서 회계투명성 강조…투자자에 중대한 영향 미치는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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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기초펀드가 회계감사에서 여러 차례 '한정의견'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은 운용사에 대해 투자자 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한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국내 증권사가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피고인 자산운용사는 2019년 해외 기초펀드 운용사가 설정한 펀드 2곳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를 설정해 운용했다.

한 펀드는 북미 등 지역의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자문 서비스 등을 통해, 다른 한 펀드는 재무 환경이 어려워진 기업에 재무구조조정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원고인 증권사는 위탁판매계약에 따라 이 펀드들의 수익증권을 투자자 71명에게 판매했다.

문제는 이듬해 기초펀드 1곳에서 회계 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발생했다.

결국 해당 펀드의 환매가 멈췄고, 국내 펀드도 만기에 상환금 지급이 어려워졌다.

이에 증권사는 펀드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의 80% 상당액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하고, 펀드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을 양수했다.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보상금은 102억원 규모였다.

증권사는 이후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보상금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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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은 자산운용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자산운용사가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서 기초펀드의 부실 상태에 대한 조사·점검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기초펀드가 2014년과 2016년, 2017년 회계감사에서 '한정의견'을 받았으며, 피고가 해외 운용사로부터 이런 내용의 실사 문답서를 받은 사실에 주목했다.

한정의견은 재무제표에 중대한 오류가 있지만 전반적이지 않거나, 충분하고 적절한 감사 증거를 확보할 수 없고, 발견되지 않은 오류가 중대할 수 있지만 전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은 한정의견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펀드가 부실하거나 투자 대상으로 부적합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회계 투명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피고가 각 펀드 상품설명서 등에 '(기초펀드가) 분기별로 외부 회계 기관의 평가를 받는다'고 기재하는 등 회계 투명성을 강조했다"며 "이에 비춰보더라도, 회계 투명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투자자의 합리적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해당 감사 의견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피고 스스로 강조했던 기초자산의 수익구조와 규모, 회계 투명성과 관련해 합리적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발견한 경우 기초펀드 운용사를 통해 관련 자료를 확인하거나 검증하는 등 조처했어야 한다"고 했다.

설령 역외펀드 투자자로서 기초펀드 운용사가 제공하는 자료를 직접 실사·확인하는 것에 한계가 있더라도 "적어도 기초펀드 운용사로부터 고지받은 한정의견 내용을 확인한 다음 한정의견을 받았단 사실과 그 내용 등을 투자자에게 알렸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결국 피고는 반복적으로 한정의견을 받은 사실 등을 알았음에도 구체적 내용을 조사하거나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8일 06시45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이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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