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주말시위보다 대규모…교육·보건·철도·소방 등 공공부문 개선 요구
노조 집계는 160만명, 공무원 10%도 파업 동참…"임금이 물가 못 쫓아가"
최저임금 인상 요구…총리 "9일 노조·기업과 임금·생활비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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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프랑스 주요 노동조합과 학생 단체가 열악한 공공부문 서비스와 높은 물가에 항의하기 위해 5일(현지시간) 다시 거리로 나섰다.
AP,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너지 비용 등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 파업이 수도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낭트 등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오후 5시까지 파리를 포함해 전국에서 60만명 넘게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앞서 세 차례 열린 대규모 주말 시위에는 당국 추산으로 55만명, 41만명, 32만명이 각각 참여했는데, 평일(목요일)인데도 그보다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앞서 프랑스 국내 정보기관은 파리 외 지역 집회에 50만∼70만명이 참여할 걸로 예상했다. 또한 내무부는 오후 2시께 파리 행진이 시작되기 전에는 27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주최 측인 노동총동맹(CGT)은 160만명이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CGT는 파리와 마르세유, 보르도, 릴 등지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를 가리켜 '2023년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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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소피 비네 CGT 사무총장은 "더 오래 기다릴수록, 청구서만 올라갈 뿐"이라며 정부에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오는 9일 노조 및 사용자 단체들과 생활비, 임금에 관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등학생들은 이날도 전국 곳곳의 학교 출입구를 봉쇄하고 시위를 벌였다.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도 파업에 동참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3천700개 고등학교 가운데 81곳이 봉쇄됐다. 그러나 학생 단체는 약 3분의 1에 가까운 1천개 이상 학교에서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고 집계했다.
교육부는 전국적으로 교사 약 16%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 통계에 따르면 공무원의 9.89%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관광명소 파리 에펠탑과 개선문은 이날 임시 폐쇄됐고 루브르 박물관 일부 전시실도 문을 닫았다. 원자력발전소의 가동률이 낮아졌으며 곳곳에서 대중교통 차질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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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노조는 공동성명을 내 프랑스가 경기침체(리세션) 위기에 있고 해고 계획도 늘고 있다면서 "연료, 식품, 임대료, 가스, 전기 등 모든 게 오르고 있다"며 "임금과 연금만 안 오른다"고 말했다.
이들은 "분노는 어마어마하다"며 "나라 상황이 취약하다. 사회적, 환경적 과제는 지체 없이 해결돼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시위에서 학생과 노동자들은 교육, 보건, 철도, 우편 등 다양한 공공 부문에서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개선을 요구했다. 노조는 구체적으로는 12.31유로(약 1만9천원)인 최저 시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파리에서 시위에 나선 파비앙 빌디외 SUD철도 노조 사무총장은 AP 통신에 "국영 철도 SNCF와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파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민간보건의료노조 소속 코린 쿠치니는 "파리 민간 병원에서는 인력 부족과 장비 부족이 심각하다"며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소방관 메디 뒤몽트로티(45)는 "우리 임금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여름 상황(산불 확산)을 보면 위기에 대응할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는 우리의 요구는 옳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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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가랑스 블레이즈(21)는 "우리나라의 모든 미성년자가 제대로 된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리스 마르티노비치(18)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정말 많다. 임금이나 공공 서비스가 특히 그렇다"며 "다가올 대선 후보들이 청년들, 학생들, 많은 노동자들의 의견과 운동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리옹 시위에는 "고등학생, 연금 수급자, 학생, 노동자가 모두 함께한다. 뭉쳐야 이긴다"는 현수막이 등장했다. 일부는 경찰의 최루가스 사용에 대비해 마스크나 보안경을 착용했다.
마르세유에서는 청년 시위대가 '젠지(Z세대) 투쟁'이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툴루즈의 시위대도 "우리가 일하고, 우리가 결정한다. 승리할 때까지 파업", "고등학생·노동자·민중 투쟁"이란 현수막을 내세웠다.
와인 농가의 마르탱 티베르주는 리옹 시위에 참여해 "일을 해서 먹고 살고 싶다. 품위가 있는 임금을 받고 싶다"고 AFP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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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 시위에 참여한 사회복지 종사자 레아는 "한푼 한푼 세면서 사는 데 지쳤다"며 "이번 사회 운동이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앞선 주말 시위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폭력 사태에 대비해 경찰 7만명을 배치했으며 장갑차와 드론, 헬기도 투입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일부 지역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도 벌어졌다.
리옹에서는 최소 차량 한 대가 불길에 휩싸였으며 최루가스도 분사됐다. BBC 방송은 검은 의상을 착용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급진 좌파 세력 '블랙 블록' 수백명이 경찰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파리에서도 행진이 끝날 무렵 거리의 쓰레기통 등에 불이 붙었다.
브르타뉴 지역 당국은 복면을 쓴 사람들이 렌에서 도로를 봉쇄하려 시도했으며 경찰을 향해 쇠공을 던지는 등 폭력행위를 저지른 젊은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리옹과 낭크, 포, 오를레앙, 툴루즈에서도 충돌이 빚어졌다.
내무부는 툴루즈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람들이 던진 폭죽이 화재를 일으켜 학생과 교직원이 대피하고 소방대가 출동했다고 밝혔다. 에두아르 제프레 교육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런 범죄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적었다.
파리 교외 생드니에서는 한 고등학교 봉쇄 도중 학생 한 명이 관련된 흉기 사건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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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대선이 반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재정 불안이 커지고 정치 분열이 극심한 터라 마크롱 정부는 시위 확산에도 강력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 전날인 지난 4일 국방·안보 회의를 소집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한 측근은 로이터 통신에 "앞으로 몇 주간의 목표는 넘치는 물결을 가라앉히고 대선을 최대한 평온한 여건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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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Yonhap Korean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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