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호주 연구팀 "거래자료 공백 커 실제는 더 많을 수도…감시 체계 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전 세계에서 이용되거나 거래되는 야생생물이 최대 10만7천 종을 넘을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추정치의 두 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미지 확대 밀렵 후 태국에 팔렸다가 3년 만에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는 오랑우탄

밀렵 후 태국에 팔렸다가 3년 만에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는 오랑우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호주 멜버른대 앨리스 휴스 교수팀은 31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야생생물 거래 감시 프로그램과 국가·지역·국제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한 결과, 전 세계에서 이용·거래되는 야생생물이 최대 10만7천356종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휴스 교수는 "야생생물 거래라고 하면 코끼리, 호랑이, 천산갑 등 불법 거래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범위가 훨씬 넓다"며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으려면 야생생물 거래에 대한 더 포괄적이고 투명하고 세계적으로 조율된 보고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생생물의 과도한 이용은 생물다양성 감소를 초래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야생생물 채취와 거래에 관한 데이터는 불완전하고 파편화돼 있으며,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생물종을 약 5만 종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먼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데이터베이스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수산물·목재 관련 자료, 야생생물 불법 거래 기록 등을 분석해 각 자료에 얼마나 많은 생물종의 거래가 기록돼 있는지 비교했다.

또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의 야생생물 거래 데이터베이스(LEMIS) 등 국가별 자료와 지역 단위 감시 체계를 검토해 어떤 생물종이 기록에서 빠져 있는지와 자료를 서로 비교·통합하는 데 어떤 한계가 있는지 조사했다.

이어 국제거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생물종을 집계하는 한편, 각종 자료에서 국제거래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종도 포함해 이용·거래 가능성이 있는 생물종의 규모를 추정했다.

이미지 확대 전 세계에서 이용·거래되는 전체 생물종

전 세계에서 이용·거래되는 전체 생물종

ChatGPT 활용해 편집 [Science Advances, Alice C. Hughes et a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이용되거나 거래될 가능성이 있는 전체 생물종은 식물·균류의 비상업적 이용까지 포함해 최대 10만7천356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물은 여러 국제·국가별 거래 데이터베이스에서 4만7천685종이 확인됐고, 이 중 척추동물은 3만1천306종으로 학술적으로 기재된 척추동물 전체의 약 42%나 됐다.

연구팀은 다만 상업적 거래가 확인된 동물은 최소 1만6천829종이라며 4만7천685종 전체가 상업적 국제거래 대상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식물은 거래가 기록된 종이 4만9천723종이었고, 식물 이용 기록과 균류 자료 등을 종합하면 이용·거래될 가능성이 있는 식물·균류는 5만9천671종에 달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 따르면 합법 거래의 연간 가치가 2천200억~3천억 달러, 불법 거래가 284억~395억 달러로 추산된다며 불법 거래에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합법 거래 역시 규모가 크고 그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자료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가장 큰 문제는 거래되는 종의 이름과 수량, 원산지, 야생에서 채취했는지 또는 사육·재배한 것인지, 야생 개체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자료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에 포함된 거래 관련 지표도 전체 거래종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며 자료 공백을 해소하지 않으면 거래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거나 필요한 보전 조치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휴스 교수는 "야생생물 거래에는 목재, 해산물, 약용식물부터 반려동물, 꽃, 관상어, 균류까지 포함되고 그중 대부분은 합법적인 거래"라며 "합법 거래의 경제적 가치는 불법 거래보다 약 5.6~10.6배 크다"고 말했다.

또 "이들 생물종 대부분에 대한 데이터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며 "더 나은 데이터가 없다면 생물다양성에 대한 위험을 정확하게 평가하거나 거래가 언제 생물종을 감소 위기로 몰아넣는지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지식 공백을 메우려면 전 세계 감시 체계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각국이 기존 세관과 동물 검역 절차를 활용해 거래종과 수량, 원산지 등을 표준화해 기록하고, 국가 간에 비교할 수 있도록 자료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출처 : Science Advances, Alice C. Hughes et al., "The true scale of global wildlife trade is obscured by data gaps", http://dx.doi.org/10.1126/sciadv.aei3504

scite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31일 08시00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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