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규

'사랑이 뭐길래'라는 이름의 TV 드라마가 있었다. 드라마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1990년대에 '뭐길래'는 표준어가 아니었다.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대발이 가족' 이야기에 흠뻑 취해 안주로 끓이던 김치찌개가 타는 줄도 몰랐다. 60%대 시청률은 신화가 되었다. 도대체 '사랑이 뭐기에'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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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기로'에 대한 사전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사람들은 '뭐기에'보다 '뭐길래'가 익숙했다. <-길래>는 끝내 <-기에>의 구어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져 표준어로 공인되기에 이른다. 2011년 8월 31일이다. '짜장면'이 표준어가 된 그날이다. 오래됐는데도 '-기에'만 표준어인 걸로 착각하는데, 그건 정말 착각 맞다. 오래전부터 이 '-기에'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표준어가 하나 더 있다. '-기로'다. 예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분명 표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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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에' 풀이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기에'처럼 '-기로'가 까닭이나 조건을 나타낼 때가 있다. ① 타의 모범이 되기로 이 상을 준다 ②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나, 한다. 이때 ①은 '타의 모범이 되기에' 하면 자연스럽지만 '타의 모범이 되길래' 하면 약간 어색하다. 그러나 ②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로 해도 자연스럽고 '무슨 죄를 지었길래'를 써도 어색하지 않다.

이미지 확대 '-길래'

'-길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기로'는 주로 '아무리'와 함께 쓰여 '앞 문장의 내용이 그렇다고 해도'라는 양보의 뜻도 보인다. '-기에' '-길래'와 전혀 다른 쓰임이다. "아무리 바쁘기로 불 위에 김치찌개 올려둔 채 정신 놓고 TV를 보면 어쩌자는 거야?" 한다.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가 뭐기에. 이 드라마의 흔들리는 가부장제 서사는 매력적이었다. 김수현 작가의 글이 뭐기로.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2(용법 편)』, 2010

2. [이런말저런글] '사랑이 뭐길래'가 잘못된 표현이라고? (송고 2026-03-16 05:55) - https://www.yna.co.kr/view/AKR20260313082800546

3.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8일 05시55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고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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