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온라인 충전 시간 변경 첫날 2만여명 대기·33분 만에 조기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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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사랑상품권 대기 화면

[촬영 : 김동철]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겨우 3만원 캐시백 더 받겠다고 이 고생을 했나 싶어 진짜 분통 터지네요."

2일 오후 3시 34분.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사무실에서 직장인 김모(43)씨는 스마트폰을 책상 위에 거칠게 내던지며 씩씩거렸다.

이날은 전주시가 시민 불편을 해소하겠다며 전주사랑상품권(돼지카드) 충전 시간을 기존 '0시 15분'에서 '오후 3시'로 전격 변경해 시행한 첫날이었다.

밤낮없이 설치던 자정 대기 대란을 없애고 주간에 편안하게 충전할 수 있게 하겠다는 시의 공언만 믿고 대기했지만, 막상 마주한 현장의 실상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밤중이 아니라 일과가 한창인 대낮에 접속 버튼이 열리자마자 타격은 훨씬 매섭게 돌아왔다.

오후 3시 정각이 되기도 전부터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기 위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시곗바늘이 3시를 가리키는 순간 4천여명의 손가락이 일제히 화면으로 쏟아져 내렸다.

스마트폰 화면은 옴짝달싹하지 않은 채 '현재 동시 접속자가 많아 잠시 대기 중입니다'라는 속 터지는 문구만 무한 반복했다.

실시간 대기 인원은 금세 2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업무를 제쳐두고 스마트폰만 붙잡은 채 화면이 넘어가기만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다 허비한 시간만 30분을 훌쩍 넘겼다.

하얗게 멈춰 선 화면을 붙잡고 '새로고침'을 수십 번 반복하다 겨우 대기 번호를 받아들었지만, 결제 창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턱걸이로 접속의 문을 뚫은 이들조차 안심할 수 없었다.

눈앞에서 예산이 순식간에 바닥나며 '발행액 소진 안내' 팝업이 뜨는 순간, 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결국 이날 충전은 단 33분 만에 완전히 마감되며, 허탈하게 스마트폰을 끄고 돌아선 전주시민들의 한숨만 가득 남겼다.

특히 이날은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오프라인 충전(다음 날 오전 9시 전북은행 영업점 방문)에 앞서 온라인으로 수요가 극단적으로 쏠린 데다,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과 맞물려 기존 10%에 5%를 더한 총 15%의 캐시백 혜택까지 걸리면서 수요가 폭증했다.

월 최대한도인 30만원을 꽉 채워 충전해 봐야 손에 쥐는 추가 캐시백은 고작 3만원 남짓.

알뜰살뜰 아끼겠다고 30분이 넘도록 스마트폰 화면만 쳐다봤지만, 돌아온 것은 꽉 막힌 서버와 허탈감뿐이었다.

인구 62만명인 전주시에서 총발행액 63억원(온라인 58억원·오프라인 5억원)이라는 좁은 문틈을 뚫긴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대란은 인구 2만명 남짓한 도내 군지역의 발행액이 100억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해 애초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완산구에 사는 임모(40대)씨는 "시계가 오후 2시 59분 59초에서 3시로 바뀌자마자 앱을 눌렀는데 대기자가 1천명이 넘어서 눈을 의심했다"며 "민생지원금도, 농촌기본소득도 없는 전주에서 매달 손에 쥐는 유일한 혜택이 이 3만원인데, 이 사달이 나니 허탈하다"고 마른침을 삼켰다.

62만 전주시민 중 혜택을 쥘 수 있는 이는 여전히 극히 제한적인데, 서버 용량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나 발행액 증액 없이 충전 시간대만 대낮으로 옮겨놓으니 더 많은 인파가 일과 시간에 몰리는 역효과만 낳았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며 야심 차게 내놓은 전주시의 시간 변경 조치는 시행 첫날부터 소통은커녕, 2만명이 넘는 대기열과 30분 넘는 먹통 사태 속에서 시민들의 거친 분노만 돋우는 씁쓸한 풍경을 빚어냈다.

sollens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2일 16시13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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