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드래곤볼'·'짱구' 체험형 전시 가보니…'보는' 만화서 '몸으로 노는' 공간으로
3040 키덜트부터 연인·가족까지…전문가 "서브컬처, 주류 여가문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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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정풍기]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어릴 때 만화로만 봤던 걸 직접 해보니까 신기하네요."
27일 정오께 찾은 서울 성동구 성수역 남쪽 뚝섬로변 '드래곤볼 히어로즈 라이즈' 전시장.
손오공의 필살기인 '에네르기파' 체험 구역에 선 한 남성이 기합과 함께 양손을 앞으로 뻗자, 정면 대형 스크린에 푸른빛의 에너지 섬광이 번쩍이며 터져 나왔다.
1980년대 연재 이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만화 '드래곤볼'이 팝업과 전시의 성지 성수동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 공간으로 되살아난 현장이다.
성수동을 찾아 3040의 향수와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드래곤볼 전시장과 함께 유쾌한 동심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근 짱구 전시장을 둘러봤다.
◇ 만화 속 필살기 직접 쏘며…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
전시장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소년 손오공의 모험부터 피콜로 대마왕과의 대결, 프리저와의 결전 등 원작의 대표 명장면들이 시대순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실물 크기로 재현된 손오공과 베지터 조형물 앞은 저마다 만화 속 독특한 전투 자세를 흉내 내며 인증 사진을 남기려는 이들로 붐볐다. 원작을 잘 모르는 관람객도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인물 관계도와 핵심 영상이 곁들여져 스토리라인을 한눈에 훑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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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정풍기]
관람객들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잡아 둔 곳은 온몸을 움직여 즐기는 인터랙티브 존이었다. 두 팔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려 '원기옥'을 모으는 동작을 취하거나, 스마트폰으로 곳곳의 QR코드를 스캔해 드래곤볼 7개를 찾아 나서는 모바일 미션에 흠뻑 빠져들었다.
종이 만화책과 브라운관 TV로만 보던 세계관이 눈앞에 현실로 펼쳐지자, 학창 시절을 '드래곤볼'과 함께 보낸 3040 성인 팬들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 캐릭터 조형물 앞에서 만화 속 전투 자세를 따라 하며 연신 인증 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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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정풍기]
전시를 보기 위해 강원도에서 달려왔다는 직장인 지경현(38) 씨는 어린 시절부터 드래곤볼을 즐겨 본 오랜 팬이라며 "만화로만 보던 걸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경험하니 직접 작품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김상훈(가명) 씨 역시 "어렸을 때의 추억과 명장면을 입체적으로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전시 기획·운영을 맡은 닷밀 관계자는 "드래곤볼은 30∼40대 등 과거 작품을 즐겼던 팬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주말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도 많이 찾고 외국인 방문객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인근 전시장선 "짱구네 집 놀러 왔어요"…남녀노소 홀린 시공간 모험
드래곤볼 전시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짱구는 못말려! 놀자! 시공간 대모험' 전시장에서는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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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정풍기]
드래곤볼 전시에서 성인 팬들의 방문이 두드러졌다면, 짱구 전시장에서는 친구와 함께 온 20대 관람객과 연인 등 다양한 방문객이 눈에 띄었다.
애니메이션 속 거실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짱구네 집'을 지나자 다채로운 인터랙티브 체험 공간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비춰 숨은 캐릭터를 모으거나 화면 속 미니게임에 열중했다. 카메라 앞에 서면 인공지능(AI)이 얼굴을 분석해 닮은 캐릭터를 띄워주는 코너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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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정풍기]
하이라이트는 짱구가 다니는 '떡잎유치원'을 그대로 재현한 교실이었다. 성인 관람객들이 유치원생 크기의 컬러 의자에 옹기종기 걸터앉아 색칠놀이에 몰두하는 이색 광경이 연출됐다.
여자친구와 함께 찾은 이승환(33) 씨는 "만화 속에서 보던 것들을 실물처럼 표현해놓아서 색다르고, 그림이나 게임 같은 방식으로 직접 즐기니 시간이 금방 간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소정(30) 씨도 "짱구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거 같다"고 뿌듯해했다.
지난 17일 문을 연 이 전시는 주말마다 현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폭넓은 연령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닷밀 측은 "드래곤볼이 액션과 승부의 쾌감에 초점을 맞췄다면, 짱구는 거실과 유치원 등 만화(극장판) 속 친숙한 일상 공간에 직접 들어가 뒹굴고 노는 경험에 집중했다"며 "어린 자녀부터 작품과 함께 성장한 부모 세대까지 추억을 공유하고 교감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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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풍기 인턴기자]
어릴 적 즐겨 보던 만화를 성인이 되어 다시 소비하고, 부모와 자녀가 같은 IP(지식재산)를 매개로 함께 즐기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반짝 복고(레트로)'가 아니라, 만화·애니메이션이 세대를 아우르는 주류 여가문화로 자리 잡는 과정으로 본다.
김치호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과거 하위문화로 여겨졌던 만화·애니메이션이 이제는 부모와 자녀가 추억을 공유하는 세대 간 소통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와 전시 등으로 재탄생한 콘텐츠는 기존 팬들에게는 향수를, 새로운 세대에게는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다"며 "단순한 복고 열풍을 넘어 서브컬처가 주류화되고, 일상과 여가를 아우르는 경험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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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8일 06시00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정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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