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포지셔닝에 판돈 걸었다가 시장 급락하며 낭패
재정적자, 고금리 우려에 브라질 시장 당분간 좋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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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브라질 대선에서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의 승리에 판돈을 걸었던 헤지펀드들이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깜짝' 당선으로 막대한 손실을 봤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 이후 시장이 패닉에 빠지며 일부 헤지펀드들은 전장 대비 30%가 넘는 극심한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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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 보우소나루에 베팅한 헤지펀드들, 시장 발작에 속수무책
불과 3주 전만 해도 브라질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수년 만에 최대 규모의 수익을 냈다. 대선 1차 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자 자유당(PL) 대선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깜짝 1위를 차지하자, 시장은 이를 호재로 삼아 롱포지션(매수)에 베팅했다. 보우소나루가 당선될 경우 대규모 재정 적자를 축소하고 금리 인하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에 따라 스와프 금리가 하락하고, 수년간 두 자릿수 차입 비용으로 고통받던 내수 중심 주식들이 급등하며, 해외 자본 유입과 함께 헤알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계산이었다.
그러나 대다수 여론조사와 시장의 예측을 뒤엎고, 25일 결선 투표에서 룰라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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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 하루 만에 32% 폭락…'블랙 먼데이'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6일 시장이 개장하자 매도세가 폭발하면서 헤지펀드들은 큰 손실을 기록했다.
비스타 캐피털의 멀티스트라테지아 펀드는 26일 하루에만 24% 급락했고, 앙코르 자산운용의 주식 펀드는 전장 대비 32% 폭락했다. 레거시 알파 펀드는 8%, 에이스 펀드도 9% 하락했다.
앙코르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앙 브라가는 매도세가 닥쳤을 때 펀드가 현금을 거의 보유하지 않은 '롱'(heavily long)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자산 대부분을 상승 방향에 베팅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포지셔닝은 여론조사, 1차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자체 계산, 유권자 투표 경향 분석에 근거한 것이었으며 이 모든 요소는 보우소나루의 승리 확률이 '매우 높음'을 가리키고 있었다고 그는 부연했다.
헤지펀드 에이스의 창립자인 리카르도 데나다이도 시장 움직임이 1차 투표 이후보다 더 컸기 때문에 주식, 통화, 금리 베팅 전반에 걸쳐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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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AFP=연합뉴스]
◇ 시장 발작…재정적자 우려와 고금리 장기화 공포
시장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룰라 대통령이 경제 규모의 9%를 웃도는 막대한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소극적일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룰라 정부가 재정 건전성 확보보다는 사회 복지 유지와 소비 진작에 치중하면서 그 재원을 주로 증세를 통해 충당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접근은 결국 기준금리를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게 만들어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심리를 크게 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브라질 금융시장은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코스피에 해당하는 벤치마크 지수인 '보베스파'는 이번 주에만 약 18% 급락해 대선 직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브라질 헤알화는 같은 기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통화가 됐고, 장기물 중심의 스와프 금리는 2%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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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 구조적 압박 받는 브라질 펀드 업계
이번 폭락 사태는 가뜩이나 고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국채로 이탈하며 압박받던 브라질 펀드 업계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9월까지 헤지펀드 부문에서만 93억 헤알(약 2조3천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하며 4년 연속 자금 이탈 행진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헤지펀드 중 하나인 XP 인크의 아르투르 비히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헤지펀드들이 자체적으로 쇄신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업계의 구조적 변화를 촉구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룰라 정부가 발표할 구체적인 재정 건전화 계획과 신임 재무장관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단기적인 충격과 신뢰 회복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buff2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31일 03시22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송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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