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혁

안전펜스 따라 질서있게 이동…오후 9시 이태원역 인근 1만명 이상

경찰·구청 안전관리 강화…31일 경찰 370명 투입·차량 통제

이미지 확대 핼러윈 전날인 30일 밤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핼러윈 전날인 30일 밤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촬영 윤민혁]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기자 = "오늘은 내가 산다!"

누군가의 호기로운 외침이 흥겨운 음악 소리에 가로막히고, 나비 무늬 망토를 비롯해 평소 볼 수 없는 옷차림의 젊은이들이 이곳저곳 쳐다보며 눈을 빛냈다.

술잔 부딪히는 소리와 사진 찍기 전 외치는 "하나, 둘, 셋" 구호가 웃음소리와 뒤섞였다.

핼러윈을 하루 앞둔 3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금요일 밤을 즐기러 온 시민들로 가득 차 시끌벅적하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실시간 인구는 9천500∼1만명으로, 최근 28일 같은 요일 동시간 평균 대비 79.7% 더 많은 수치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50.4%)로 나타났다.

밤이 깊어질수록 이태원역 인근은 더욱 북적였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허물없이 어울리며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이미지 확대 핼러윈 전날인 30일 밤 이태원…20대가 절반

핼러윈 전날인 30일 밤 이태원…20대가 절반

[촬영 윤민혁]

이날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인파가 몰렸지만 질서정연했다.

시민들은 거리를 따라 세워진 안전펜스를 따라 우측통행을 지키며 밤거리를 즐겼다.

남편과 함께 아이 손을 잡고 걷던 여성은 "빨간 울타리 오른쪽으로 가야 해"라며 아이에게 미소 지었다.

친구들과 거리 구경을 나왔다는 조수현(22)씨는 "생각보다 돌아다니기 편해서 놀랐다"면서 "(4년 전) 참사를 경험해서인지 다들 조심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인파 관리가 두드러졌다.

경찰이 골목 사이사이 순찰했고, 용산구청 직원들은 경광봉을 휘두르며 통행을 도왔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한 20대 남성은 "(인파 관리를 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사고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히 올지 말지 망설였는데 괜한 걱정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추모 메세지 읽는 시민

추모 메세지 읽는 시민

[촬영 윤민혁]

많은 이들이 '핼러윈 전야'를 즐기는 가운데, 단 한 곳만은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시민들이 남긴 메모지가 빼곡히 붙은 해밀턴 호텔 뒷골목 '기억과 안전의 길'은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가득했다.

잠시 발길을 멈춘 시민들은 메모지가 붙은 전광판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메모를 찬찬히 읽던 이모(25)씨는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며 "내일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길 바란다"고 손을 모았다.

이미지 확대 이태원로 예방순찰하는 경찰특공대

이태원로 예방순찰하는 경찰특공대

[촬영 윤민혁]

앞서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오후 이태원 일대에서 예방 순찰에 나섰다.

경찰특공대원 8명은 폭발물 탐지견 두 마리와 함께 세계음식문화거리를 오가며 위험 요인을 살폈다.

이들이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자 "무슨 일 있어?", "경찰이다"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찰은 무장한 경찰관과 장비를 시민들에게 노출하는 것 자체로도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예방 순찰을 주관한 안대선 용산경찰서 경비과장은 장갑차에 대해 "가시적인 범죄 예방 효과를 위해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이태원로에 배치된 특공대장갑차

이태원로에 배치된 특공대장갑차

[촬영 윤민혁]

경찰과 소방, 용산구청은 핼러윈 당일인 31일이 주말이어서 이태원 일대에 지난해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을 세웠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경찰관 370명을 동원해 용산구청, 소방 당국과 합동으로 인파 관리에 나섰다.

특히 세계음식문화거리와 이곳으로 이어지는 경사진 골목 6곳을 주요 위험 구역으로 보고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안대선 경비과장은 "지난해 이태원역 일대에는 최대 약 3만명이 모였다"며 "올해는 핼러윈 당일이 토요일인 만큼 인파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사이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고, 오전 3∼4시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밀집 해소를 위해 오후 6시부터 이태원119안전센터에서 녹사평 광장까지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차도를 보행 공간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현장 혼잡도를 확인한 뒤 오후 10시 40분께 도로 통제를 결정했지만, 올해는 사전에 통제 방침을 확정했다.

인파가 몰리기 전부터 보행 공간을 확보해 밀집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미지 확대

폭발물탐지견과 특공대

[촬영 윤민혁]

인파 밀집도가 높아지면 세계음식문화거리 양쪽의 인파 유입을 차단하고 경사진 골목길에 일방통행을 적용한다.

혼잡 상황에 따라 이태원역 출입구를 분리 운영하거나 무정차 통과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장 합동상황실에서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인파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용산구청은 세계음식문화거리 일대에 설치된 지능형 CCTV 6대로 구역별 인파 밀집도를 분석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는 해밀턴 호텔 옥상에 일반 CCTV 3대를 추가로 설치해 거리 전체의 인파 흐름도 살피고 있다.

백인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 안전기획팀장은 "CCTV로 확인한 실제 현장 상황을 주요 지표로 삼고 다른 지표들을 보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동상황실에는 경찰과 소방 등 유관기관 연락관이 상주하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한다. 관계 기관은 핼러윈을 앞두고 네 차례 합동 회의를 열어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경찰은 강력범죄와 테러 예방을 위해 형사 7개 팀과 서울경찰청 광역예방순찰대 20명, 순찰차 8대, 경찰특공대 10명 등을 배치한다.

특공대는 예방 순찰 중 신고가 접수되거나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대응할 계획이다.

경찰은 코스프레용 모의 총기나 칼 등을 다중 밀집 장소에서 부주의하게 사용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미지 확대

합동상황실 CCTV

[촬영 윤민혁]

m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30일 22시16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윤민혁

At a glance

Topic
World
Country
🇰🇷 KR
Publisher language
KO
Added to Alln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