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아라·하남 미사지구 교통난 우려…고양·의정부선 '자족기능' 촉구
사업 예정지 주변 토지주들 기대·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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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천정인]
(김포·고양·하남=연합뉴스) 천정인 노승혁 김지원 기자 = "또다시 지옥철이 된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네요."
4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고촌역에서 만난 조성옥(51) 씨는 이 일대에 3만7천여가구를 공급하는 10·29 신규 택지 조성 계획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포와 서울을 연결하는 유일한 철도망인 김포골드라인은 이미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는데, 교통난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날도 고촌역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은 앞선 정거장을 지나오며 가득 차버린 승객들의 빈틈을 찾아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그나마 출퇴근 시간대 증차와 집중 배차로 나아진 상황이라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포화상태인 객차에서 호흡곤란 승객이 발생할 정도였다.
이제는 정차했던 지하철이 떠난 직후 곧바로 다음 열차가 도착하는 식으로 역마다 릴레이 운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사이 승강장은 금세 승객들로 가득 차기 일쑤였다.
조씨는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승객이 몰릴 땐 몇사람 타지 못하고 그냥 열차를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런데 신규 주택 공급으로 승객이 몰리면 과거의 끔찍했던 지옥철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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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천정인]
더욱이 기존의 개발 계획에 따라 5만가구 이상이 입주하는 '김포한강2콤팩트시티'를 비롯해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 북변 3∼5지구 재개발사업 등이 예정돼 있어 교통난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사업이 2031년 착공을 목표로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이것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시민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운양역에서 만난 김병철(63) 씨는 "5호선 연장은 기존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 신규 택지에 대한 대책이라고 볼 수 없다"며 "신규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기존의 계획을 교통 대책이라고 끼워 넣는 순간 제2의 지옥철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거장 신설 및 노선 조정 요구도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5호선 연장사업 착공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공존한다.
5호선 연장과는 별도로 기존·신규 주택 공급 규모에 맞춘 교통망 신설 등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김포 시민단체들도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 김포검단시민연대는 "기존의 교통난을 해소하기도 전에 새로운 교통 수요부터 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5호선 연장선이) 추가 인구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기존 주민들의 출퇴근은 실제로 나아지는지 정부는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포원도심총연합회도 "주택 공급 숫자만 앞세우고 교통과 기반 시설 확충을 뒤로 미루는 정책은 결코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이 될 수 없다"며 "교통망 확충 없는 개발 추진을 중단하고 '선(先)교통 후(後)입주' 원칙을 분명히 확립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 하남시 주민들도 교통난이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하남시의 경우 미사섬 일대를 포함한 K-컬처지구에 1만2천가구, 감일동 일대에 6천500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가 지정됐다.
시민들은 특히 미사섬으로 진입할 수 있는 도로가 왕복 4차로 도로 한 곳에 불과해 향후 주택 공급에 따른 교통량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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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김지원]
하남 교산동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A씨는 "미사섬과 미사경정공원은 하남시민뿐 아니라 외지인들도 자주 찾는 곳"이라며 "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현재보다 더 혼잡한 교통 체증이 우려돼 주민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남시 관계자 역시 "미사섬 진출입로가 현재 한 곳뿐이어서 추가로 주택이 들어서면 서울 방면 교통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주민들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교통 문제와 더불어 도시의 자족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지역 산업을 육성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각각 4천세대, 2천600세대 규모의 신규 택지 공급 계획이 나온 고양시와 의정부시는 '선산업 후주택'을 강조했다.
고양시는 "그간 대규모 택지 개발 발표 때마다 자족 용지가 약속됐으나, 막상 사업이 시작되면 공사비 상승이나 여건 변화 등을 이유로 줄어들거나 다른 용도로 바뀌는 일이 반복됐다"며 "대곡에서는 이런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이번만큼은 약속이 아니라 정부가 사업 확정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업 구역에 포함된 토지주들은 각자 상황에 따라 환영하거나 우려하는 입장이 갈리고 있다.
고양시 대곡지식융합지구 밭에서 만난 이모(72) 씨는 "평생을 이 땅에서 농사짓고 살았는데 이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제대로 된 보상이나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씨처럼 개발 사업으로 인한 토지 편입 등을 우려한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토지 가치 인정하고 개발이익 토지주에게 환원하라'는 현수막을 게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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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노승혁]
반면 같은 마을 주민 김모(67) 씨는 "과밀억제권역, 개발제한구역 등 중첩 규제로 수십여년을 개발하지 못하고 낙후된 지역이었다"며 "이제 백석동이나 마두동처럼 신도시로 변모하는 상황이 빨리 오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하남시 감일동 일대 일부 주민들도 자신들의 거주지역을 신규 택지에 포함해 달라는 건의문을 제출하는 등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감일동은 일부 토지 소유자들의 반발을 제외하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오히려 개발 대상지에서 제외된 일부 주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5일 07시17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천정인, 노승혁, 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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