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출구 보스포루스 해협서 방어구 장착 선단 포착
우크라, 러 유조선 공격해 전쟁 자금줄·금융 시스템 압박
이미지 확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서방 제재를 피해 러시아산 석유를 운송하는 '그림자 함대' 유조선들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철망과 고무 타이어로 선체를 무장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튀르키예 해양 분석가 요루크 이시크가 제공한 선박 사진들을 검토한 결과 흑해와 연결된 보스포루스 해협을 따라 항해하는 그림자 함대 유조선들이 선체에 각종 방어 장치를 달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드론 방어용 장치를 장착한 선박 최소 60척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했다.
그림자 함대 유조선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임시방패는 '코프 케이지'(cope cages)로 알려진 철제 격자형 드론 방어 구조물이다.
이 철망은 원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이 소형 드론 공격으로부터 군용 차량을 방어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특히 원격 조종사가 조종해 고가의 첨단 방공망까지 침투할 수 있는 1인칭 시점(FPV) 드론을 막는 데 활용됐다.
독립 안보 분석가이자 러시아 문제를 오랫동안 관찰해 온 에릭 우즈는 유조선 사진을 관찰한 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본 것과 비슷해 보인다. 전선에 설치된 그물망과 닮았다"고 평가했다.
군사 분석가들은 러시아 유조선에 걸려 있는 철망이 엔진 부품 등 선박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급히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갑판에 고무 타이어를 매달아 엔진과 방향타를 보호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드론이 선박에 충돌해 선박을 무력화하는 걸 막는 원시적인 방어 수단이다.
이시크는 "이는 러시아 해군이 흑해에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걸 더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며 "러시아의 (석유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가 큰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지 확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그림자 함대를 추적·공격하는 데는 여러 전략적 이점이 있다.
우선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 능력을 약화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석유 수출을 통해 전쟁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유조선들을 표적으로 삼아왔다.
그림자 함대는 러시아 금융 시스템의 특정 취약점도 드러낸다. 노후화한 이 유조선들은 해운 보험 및 규제에 관한 국제적 기준을 따르지 않고 있어, 대개 러시아 국영 은행들이 보험을 제공하고 보증을 서고 있다. 그림자 함대가 공격받을수록 러시아 은행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 전문가인 우즈는 "그들(우크라이나)은 러시아 은행 시스템과 보험 자금 조달 능력에 명시적으로 압박을 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자 함대 공격은 수년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심리적 피로감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 시설 등 핵심 인프라를 표적 삼은 데 대한 반격의 성격도 띤다.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 사령관은 올해 7월 이후 그림자 함대 선박 300척을 무력화했다고 지난 9월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그림자 선단에 등장한 드론 방어 장치들은 흑해가 전쟁의 중요한 전장이 돼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한다.
최근 몇 달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항구와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 러시아발로 의심되는 드론 공격은 흑해 연안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도 점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통해 러시아 흑해 함대를 흑해 동쪽 해안으로 더 멀리 밀어내며 반격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s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1일 17시33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송진원
At a glance
- Topic
- World
- Country
- 🇰🇷 KR
- Publisher language
- KO
- Added to Alln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