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연

집권 기민당, 후보 추천 합의…내년 1월 연방회의서 선출 투표

이미지 확대 일제 아이그너 독일 바이에른 주의회 의장

일제 아이그너 독일 바이에른 주의회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대학 졸업장 없는 미혼 여성 정치인이 대통령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독일 대통령은 실권이 거의 없는 상징적 국가원수지만 나라를 대표해 외국에 과거사를 사죄하고 국내에서는 국민과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7일(현지시간) 주간지 차이트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대표로 있는 집권 기독민주당(CDU)은 자매정당 기독사회당(CSU) 소속인 일제 아이그너(61) 바이에른 주의회 의장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연립정부 파트너 정당 사회민주당(SPD)의 라르스 클링바일 공동대표와 야당인 녹색당 일부 인사도 아이그너 의장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SPD 소속인 디트마어 보이트케 브란덴부르크 주총리는 "독일 정치를 꿰뚫고 있는 완벽한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CDU는 오는 9일 아이그너를 대통령 후보로 공식화할 계획이다.

내년 3월 퇴임을 앞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후임은 연방의회 의원 630명과 16개주 대표 630명이 임시로 꾸리는 연방회의에서 내년 1월30일 선출된다. 선거인단 1천260명 중 CDU·CSU 연합과 SPD 소속만으로 당선 기준인 과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녹색당 등 야당 찬성표가 더해지면 아이그너의 대통령 선출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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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통령 관저 벨뷔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에른주 펠트키르헨베스터함 출신인 아이그너는 1998∼2013년 연방의회 의원을 지내면서 2008∼2013년 앙겔라 메르켈 정부에서 식량·농업·소비자보호부 장관을 했다. 2013년 고향으로 돌아가 2018년부터 바이에른 주의회 의장을 맡고 있다.

CDU·CSU 연합 계획대로 아이그너가 당선되면 옛 서독 시절을 포함해 독일 연방공화국 역사상 첫 여성이자 미혼 대통령이 된다. 서독 초대 대통령 테어도어 호이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대통령 12명은 모두 기혼 남성이었다.

아이그너는 대학 졸업장 없는 첫 엔지니어 출신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울 전망이다. 전기기술자 아버지 아래서 자란 그는 김나지움(중고등학교)을 다니다가 실업학교 격인 레알슐레로 전학해 10학년(한국의 고교 1학년에 해당)을 마치고 중등교육 졸업자격을 받았다. 이후 부모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라디오·텔레비전 기술자 직업훈련을 받고 기술전문학교에서 자격증을 땄다.

최근까지도 독신이라고 밝힌 아이그너는 달변은 아니지만 소탈하고 친화력이 뛰어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현지 매체들은 독일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는 바이에른주에서 대학 졸업장 없는 미혼 여성 기술자로서 정치적 입지를 쌓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2017년 인터뷰에서 "이혼하거나 네 번 결혼해도, 동성애자여도 된다. 하지만 혼자 사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서 안 된다"며 보수 성향인 CSU 당내 편견을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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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죄더 CSU 대표 겸 바이에른 주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 겸 연방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아이그너 후보 추천은 경력이나 자질보다는 보수 진영 양대 축이자 정치적 라이벌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마르쿠스 죄더 CSU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에른 주총리를 겸하는 죄더가 올해 초부터 아이그너를 대통령 후보로 밀자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지역 정가 경쟁자를 내보내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메르츠 총리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CDU와 연정 파트너 SPD에서도 아이그너를 지지하는 여론이 커지자 떠밀리듯 그를 추천하기로 했으나 죄더를 차기 연방총리 레이스에서 사실상 제거하는 소득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16개주 연방 체제인 독일에서 바이에른주 지역 정당인 CSU 인사가 대통령과 총리 자리를 모두 차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메르츠 총리는 역대 최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연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바이에른주 공영방송 br은 "죄더가 당내 입지, CDU와 관계, 연정 구조 내 입지를 강화했다"며 "다만 그 대가로 언젠가 연방총리가 될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고 해설했다.

dad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9일 01시09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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