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령

中 회사 회의 참석하고 POE 영업비밀 넘긴 LG화학 퇴사자

급여 명목으로 관련자에 4천만원 수령…"범죄수익 인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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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기밀 유출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영업비밀을 넘기기 전에 미리 받은 돈도 범죄수익으로 보고 추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LG화학의 영업비밀인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생산기술 전문가로 2024년 1월 퇴직한 뒤 영업비밀을 중국 석유화학 업체 랴오닝 딩지더와 관련된 B씨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23년 10월 랴오닝 딩지더와 6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협약을 맺은 상태였는데, A씨가 B씨를 통해 영업비밀이 중국 회사에 넘어가리란 사실을 알면서도 정보를 누설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B씨는 랴오닝 딩지더와 계약을 맺기 한 달여 전 A씨를 소개받았다.

A씨는 2023년 9∼10월 B씨 요청에 따라 랴오닝 딩지더 측 관계자들과 회의하고 질문에 답변하거나 자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A씨는 그로부터 수개월 뒤인 2024년 1월 12일 퇴직하면서 LG화학이 삭제·반환을 요구한 영업비밀 자료를 계속 보유하고, 그달 30일과 2월 28일 두 차례 영업비밀 자료를 촬영한 사진 파일을 B씨에게 전송했다.

A씨는 2023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B씨로부터 급여 등 명목으로 10차례에 걸쳐 미화 1만달러를 포함해 약 4천5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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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트윈타워

[촬영 안 철 수] 2026.2

쟁점은 이 돈을 범죄수익인 '범죄행위의 보수'로 보고 추징할 수 있는지였다.

1심은 범죄수익에 해당한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3년과 함께 추징금 4천50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징역형 형량은 유지하되 추징금은 선고하지 않았다.

A씨가 돈을 받은 시점은 B씨에게 영업비밀을 누설하기 전이란 이유에서다.

2심은 또 A씨가 중국 회사와 회의에 참석하거나 질문에 답변하기도 했던 만큼 그 돈을 범행에 대한 보수로 얻은 재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설령 A씨가 지급받은 돈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대가가 일부 포함돼 있더라도 그 비율을 산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2심은 설명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A씨가 받은 돈을 범죄수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범죄행위 보수의 대상에 범죄가 아닌 행위가 일부 포함돼 있더라도, 그 행위가 범죄 행위와 같은 목적의 부수적·보조적 행위일 뿐이라면 지급된 돈·물품 전부가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으로 몰수·추징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수된 돈이나 물품 등이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인지 여부는 돈이나 물품 등이 범죄행위 대가로 지급된 것인지에 따라야지, 시기적으로 범죄행위보다 앞서서 또는 나중에 지급됐단 사정만으로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A씨가 받은 돈이 영업비밀 누설의 대가이고, 회의 참석 등은 범죄 목적을 위한 부수적·보조적 행위일 뿐이라고 봤다.

대법원은 특히 "국내 기업이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이룩한 영업비밀을 보호하고 국내 산업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업비밀 누설·유출 행위를 엄중히 처벌하는 외에도 범죄행위로 형성된 범죄수익이나 재산을 몰수하거나 가액을 추징해 유인이 되는 경제적 이익을 근원적으로 박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다만 역시 유죄 판단을 받은 B씨에 대해선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2심 판단이 맞는다고 봤다.

B씨가 기술이전협약 대금으로 받은 돈은 공소사실인 영업비밀 취득에 의해 생긴 재산이나 대가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4일 06시00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이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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