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같은 경색 가능성 낮아…반도체 기업 수요 등 우호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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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최근 한 달여간 국고채 금리는 큰 폭으로 내렸지만, 기업어음(CP) 금리는 꾸준히 오르면서 지난달 말에는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넘어섰다.
연말을 앞두고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투자자들의 만기별 수요 변화를 함께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91일물 CP 금리는 연 3.81%로 국고채 3년물 금리 3.74%보다 7bp(1bp=0.01%포인트) 높았다. 지난달 30일에는 두 금리 차가 8.5bp까지 벌어졌다.
CP는 기업이 단기간 자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어음으로, 발행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조달 비용, 즉 지급해야 하는 이자도 늘어난다. 다만 CP 91일물 금리는 시장의 지표 금리로, 개별 기업의 실제 발행금리는 발행사와 만기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두 금리가 엇갈린 데는 반영하는 재료가 달랐던 점이 작용했다. 국고채 금리는 국내외 주가 하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속에 빠르게 내린 반면, CP 금리는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우려와 연말 자금 수요가 반영됐다.
지난 10월 한 달간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는 12bp, 같은 만기의 CP 금리는 42bp 올랐다. 둘 다 단기자금 금리지만 CP 금리 오름폭이 더 컸다. 한국투자증권 오은석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더해, 만기가 내년으로 넘어가는 CP에 대한 투자 수요가 둔화한 점을 그 배경으로 분석했다.
10월에 3개월짜리 CP를 사면 만기가 내년으로 넘어가 연말·연초 자금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 경우 투자자는 돈을 더 오래 묶어두는 대가로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 오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10월 CP와 전자단기사채의 잔존만기 1∼2개월 구간에는 11조4천억원이 순투자된 반면, 2∼3개월 구간에서는 4조7천억원이 순회수됐다. 다만 이 수치에는 시간이 지나며 잔존만기가 짧아진 어음이 다른 구간으로 이동한 영향도 포함된다.
11월에는 2개월물도 만기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 지난달까지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2개월물에도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금리 상승을 곧바로 자금시장 경색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한 시각이 많다.
삼성증권 김은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연말 단기금리가 더 오를 수 있지만, 코로나19 확산기나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자금시장 경색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이경록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 은행권의 자본 여력 개선과 연기금, 대형 반도체 기업의 위탁자금 집행이 연말을 앞둔 기관들의 매수 공백을 일부 완충하고 있다"며 "CP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반도체 기업이 CP 등 단기물 매수에 나선 점이 주목되며 단기자금 시장 수급에 우호적인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달에는 CP 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뿐 아니라 상승 압력이 2개월물로 번지는지도 관건이다. 연말을 앞두고 기관의 채권 매수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일부 단기물 매수 움직임도 확인돼 금리 상승만으로 시장 전반의 수요 위축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ska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3일 09시47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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