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장들 "美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AI 투자 위축 공포 확산"

"반도체 실적 견조…삼전·SK하닉 주가에 악재 상당 부분 반영"

"코스피 코로나19 당시 낙폭 웃돌아"…추가 하락 가능성엔 신중론

"코스피 4,500∼4,800선서 외국인 매도 둔화 여부 주목"

이미지 확대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이어 코스닥 매도사이드카 발동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이어 코스닥 매도사이드카 발동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6일 코스피가 8% 넘게 급락해 장중 5,000선이 무너진 가운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20.54포인트(2.24%) 내린 5,263.26으로 개장한 뒤 낙폭을 확대해 9시 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71.89포인트(8.76%) 하락한 4,911.91까지 떨어지며 매매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3.98포인트(3.53%) 내린 654.43으로 출발한 뒤 낙폭이 확대돼 오전 9시 6분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2026.11.6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정회인 기자 = 코스피가 6일 6% 넘게 급락하며 5,000선을 가까스로 지킨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거진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24.11포인트(6.02%) 내린 5,059.69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911.28까지 밀리며 5,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미래에셋·한국· DB·삼성·신한·하나·대신·키움·NH투자증권 등 9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날 연합뉴스에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AI 투자 수익성과 반도체 수요에 대한 불안이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반도체 주문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AI 투자 여력과 반도체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 등을 고려하면 최근 급락을 AI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는 신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자금 조달 문제를 넘어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의심으로 확산한 만큼 단기간에 투자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DB증권은 단기적으로 4,800∼5,500선에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신한투자증권은 외국인 매도세가 둔화할 수 있는 구간으로 4,500∼4,800선을 지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00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데이터센터 규제의 구체적인 방향과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오는 17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코어위브 등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의 실적을 통해 AI 투자 지속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 미국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AI 관련주에 집중됐던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연말 차익 실현 매물과 헤지펀드 청산까지 겹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다만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창출력은 여전히 견조하다. 코스피는 이미 실적 대비 저평가된 상황에서 단기 수급 충격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하는 언더슈팅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회사 정책상 특정 지수 수준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단기 변동성을 지속될 수 있다. 다만 2027년으로 갈수록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AI는 생산성 개선 효과가 크고 잠재 시장 규모도 방대해 과거 인터넷 버블과는 다르다. 일부 데이터센터의 자금 조달에는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빅테크에 AI 투자는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인 만큼 투자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역시 메모리 공급 부족과 높은 장기 공급계약 비중을 바탕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이미 건설 중인 2027년 가동 예정 시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투자심리가 회복되려면 데이터센터 규제 방향이 구체화하고 빅테크의 AI 수익화 성과가 확인돼야 한다.

현재 주가에는 이미 상당한 이익 감소 가능성이 반영돼 있다. 추격 매도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우량 기업에 분산 투자하고 레버리지(차입) 투자는 피할 것을 권고한다.

◇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 현재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

코스피의 단기 지지선은 5,000선으로 판단했다. 현재 지수는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구간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지 않는다면 하방 지지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악재를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 설령 메모리 수요가 둔화하더라도 본격적인 공급 확대 이전에 업황 조정이 시작된다면 하강 폭은 제한될 수 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이미 인허가를 받고 건설 중인 2027년 가동 예정 시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본격적인 영향은 2028년 이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네오클라우드(AI 연산용 인프라 임대 사업자)와 오라클 등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안정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현재 주가에 각각 메모리 가격이 46%, 36% 하락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미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수 있다. 현시점에서 주식을 매도할 실익은 크지 않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릴 필요가 있다.

◇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현재 증시의 조정은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부담이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진 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일부 네오클라우드 계약 재검토 소식까지 겹치면서 투자 수익성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

시장의 관심은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서 실제 구축한 설비를 예정대로 가동하고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2배까지 낮아졌다. 과거 하락 국면에서는 선행 PBR이 0.85∼0.90배에 진입했을 때 외국인 매도세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를 고려하면 코스피 4,500∼4,800선 부근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둔화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기업이익 전망 하향과 글로벌 자금 회수 여부에 따라 해당 구간도 달라질 수 있다.

전날까지 외국인은 최근 20거래일 동안 국내 주식을 약 22조원 순매도했다. 수급이 안정되려면 신규 매도 규모가 줄어들고 추가 악재에도 지수가 저점을 지키는 모습이 확인돼야 한다.

현 단계에서는 저평가만을 근거로 주식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보다 레버리지와 유동성 부담을 관리하고 신규 매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우선이다.

◇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 스윕'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우려가 커진 것이 증시 급락의 주요 원인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규제나 입법이 나온 것은 아니다. 당선자들의 발언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으로, 반도체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성이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향후 투자심리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오는 17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향후 실적 전망치(가이던스) 변화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5,00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지수는 코로나19 당시 고점 대비 하락률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 수준이다.

지수에 투자하는 경우라면 5,000선 부근에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AI 관련주보다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2차전지와 헬스케어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은 커졌지만 미국 데이터센터 규제 불확실성과 수급 불안이 남아 있어 단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헤지펀드의 AI 관련 투자자산 청산까지 더해져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정부가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한 점은 반대매매에 따른 연쇄 하락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증시가 반등하려면 데이터센터 인허가와 착공 관련 정책 방향이 구체화돼야 한다.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과정과 코어위브·네비우스 등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금 여력을 확보한 가운데 분할 매수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중장기 관심을 유지하되 단기적으로는 친환경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2차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업종에 주목한다.

◇ 이병건 DB증권 리서치센터장

=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소재·부품·장비, 전력기기 등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인프라 공급자 역할을 하는 기업의 비중이 높아 AI 투자심리 악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4,800∼5,500선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급락은 AI 산업의 성장세가 끝났다기보다 투자 속도와 수혜 구조가 재조정되는 과정으로 판단한다. 다만 데이터센터 건설 둔화가 현실화하면 반도체 업종의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할 수 있다.

AI 설비투자 증가세 둔화는 미국 경제성장에 부정적이지만, 물가 안정과 금리 하락은 일부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미국의 데이터센터 규제와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완화돼야 한다. 코어위브와 엔비디아의 실적, 미국 국채금리의 하향 안정 여부가 주요 변수다.

개인투자자들은 공포에 따른 매도와 성급한 저가 매수를 모두 자제하고 현금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레버리지와 신용융자 규모를 줄이고 AI 관련주도 기업별 재무건전성에 따라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으로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위험이 부각되면서 AI 산업의 핵심 수혜국인 한국 증시에서도 투매가 나타났다.

현재 시장은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에 따른 위험만 반영하고 유가와 금리 하락, 빅테크의 자금 조달 비용 감소 등 긍정적인 변화는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이 지속되는 만큼 AI 투자 총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투자 속도만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면 최근 국내 증시의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주요 D램 업체들은 2027년까지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2028년에는 일부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는 향후 12개월 기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보다 38∼49% 감소하는 상황을 반영한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헤지펀드들의 손절매와 청산 등 수급 위험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이날을 지수의 바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시점에서는 매도에 동참하기보다 기다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며, 현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라면 신중하게 분할 매수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기술주 전반이 급락했다. 나스닥지수의 200일 이동평균선 이탈과 변동성지수(VIX) 급등으로 알고리즘 매도와 헤지펀드 청산이 겹친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민주당 역시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에 공감하고 있어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유인은 제한적이다. 미국 내 건설이 지연되더라도 동맹국의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란 전쟁 위험이 완화되고 국제 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안정되면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정책 우려가 과도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증시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이번 주 낙폭이 컸던 반도체 업종과 민주당의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기기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다. 다만 미국 장기금리 부담과 AI 투자 수익성 우려 등으로 2027년 상반기까지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2분기 이후 거시경제 불안이 진정되고 빅테크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저점을 통과하면 증시의 저평가 요인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의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와 AI 투자 수익성은 변수다. 향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경쟁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과매도 구간으로 매도 실익이 크지 않다. 반도체 외에도 주주환원 확대가 기대되는 은행, 지주회사와 건설, 바이오 업종도 대안이 될 수 있다.

hihell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6일 16시58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정회인, 고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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