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기본에 대하여' 출간…"힘들고 실패해도 포기 않는 근성 중요"
"처음 배운 빵 부풀던 모습 떠올리며 초심 다잡아…후배 양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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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에세이 '기본에 대하여'를 출간한 중식 대가 후덕죽 셰프가 2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책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2026.10.29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요리 실력만으로 대기업 임원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 후덕죽 셰프는 호텔신라 상무 시절 임원회의를 박차고(?) 나간 일이 몇 차례 있었다.
오전 회의가 길어져 점심 영업시간이 다가오면 혼자 발을 동동 구르다 사장에게 "영업시간이 다 돼 준비하러 먼저 나가보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먼저 자리를 뜬 것이다.
처음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던 사장도 '손님과의 약속이 가장 중요하다'는 후 셰프의 철학을 이해했고, 나중엔 회의가 늦어지면 먼저 후 셰프의 퇴장을 허락했다.
에세이 '기본에 대하여'(문학동네 펴냄) 출간에 맞춰 2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후 셰프는 임원회의 당시의 일화를 들려주며 "주방을 지키는 건 셰프의 기본이고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 '기본'을 지킨 건 1968년 요리사의 길에 처음 들어섰을 때나 1979년 호텔신라에 '팔선'을 열었을 때, 1994년 호텔업계 최초의 조리사 출신 임원이 되었을 때, 그리고 지난해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 2'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은 지금에도 마찬가지다.
방송 이후 인터뷰와 강연, 방송 출연 요청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의 중식당 '호빈'의 주방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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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가까이 주방을 지키는 과정에서 다른 생각이 들 땐 어린 시절 아버지 친구의 소개로 호텔 양식당에 처음 들어가 빵을 만들 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초심을 다잡는다고 했다.
그는 "밀가루 반죽이 오븐에 들어가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가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금방 그 생각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후 셰프가 처음 쓴 이번 책에는 서울서 화교 2세로 태어나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요리사로 58년을 살아온 후 셰프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가 일과 삶에서 지켜온 기본 원칙들이 담겼다. 하루하루 근성 있게 쌓아가는 시간,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잃지 않는 것,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일이 그가 강조하는 4가지 원칙이다.
후 셰프는 "요즘 젊은 친구들을 만나 보면 다들 급한 것 같다. 쉽고, 빠르게 요리 기술자가 돼야 한다는 자세가 있다"며 "힘들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근성을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가 한국에 들어온 후 별을 받기 위해 '미쉐린 기준'에 맞춰 메뉴를 바꿔야 하나 고민하다 '손님들이 더 중요하다'는 사장의 조언을 듣고 고민이 눈 녹듯 사라졌던 경험은 후 셰프에게 '나만의 방향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결국 '호빈'에서 미쉐린 별을 받았던 그는 "미쉐린에 맞추려 하지 않고 내 스타일을 유지했더니 인정을 받게 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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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에세이 '기본에 대하여'를 출간한 중식 대가 후덕죽 셰프가 2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책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2026.10.29
'흑백요리사 2' 출연 당시 후 셰프는 후배 요리사가 자신의 조리도구를 쓰는 걸을 너그럽게 받아주고,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에 '덕죽식 사고'라는 말까지 탄생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이를 통해 권위를 고집하지 않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후 셰프는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챙기는 '상경하애'(上敬下愛)의 철학을 강조한다. 책 속에서 그는 "경력이 많아서 혹은 유명하다고 해서 선배가 아니다. 선배라는 권위는 후배가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선배로서 가급적 더 많이 들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직도 "선배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말하는 그에겐 후배 양성이 현재 가장 큰 목표다. 여러 번 고사해온 책 출간을 이번에 받아들인 것도 "체력이 남아있을 때 후배들에게 뭐 하나 남겨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했다.
후 셰프는 "앞으로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사람이라도 더 후배를 양성하고 싶다. 많은 후배들이 어디 가서 '나는 후 셰프의 제자'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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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에세이 '기본에 대하여'를 출간한 중식 대가 후덕죽 셰프가 2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책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2026.10.29
mihy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9일 13시14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고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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