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대표 등 美 선거 평가 "미국인 전쟁 반대 외쳤다"
美 대사관 점거 기념일 테헤란서 대규모 집회 "미국에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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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가운데,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해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의 관리들은 선거 결과가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메네이는 '세계 오만 반대의 날'인 4일(현지시간)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서면 성명에서 "미국 지배 체제 내의 당파적 변화로 행동이 바뀔 것이라며 일말의 희망을 품거나, 미국에 양보하면 이란을 향한 적대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상상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는 크나큰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경우 중동 전쟁이 훨씬 더 확대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란 '세계 오만 반대의 날'은 1979년 11월 4일 일어난 주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을 기념하는 날로, 매년 이날이면 반미 의식을 고취하는 행사나 집회가 열린다.
하메네이는 "그러한 침략 행위가 반복된다면 (전쟁의) 규모는 훨씬 더 광범위해질 것"이라며 "앞서 호르무즈 해협 등에서 보여준 이란의 조치는 단지 초기 단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을 '거대한 사탄(Great Satan)'으로 지칭하며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이란 국민의 무조건적인 항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작은 굴복의 기미조차 오만한 적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어 더 많은 침략을 부를 뿐"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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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테헤란에서 열린 미국의 이란 내정 간섭 종식 47주년 기념집회에서 시민들이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메네이는 아울러 현재 페르시아만을 비롯한 역내 상황을 "미국이 무적이라는 신화가 허구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규정했다.
이란 관리들도 미국인들이 전쟁 반대 목소리를 투표에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주도하는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엑스(X)에 "미국인들은 전쟁 반대를 외쳤고, 우리는 이 메시지를 지지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가 국제적인 전주(錢主)들과 협박범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자국민의 뜻을 배신한다면, 우리의 반대가 끔찍한 악몽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미국인들이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하며 미국 정부가 이를 무시하지 말라고 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이 계속해서 현실을 외면한다면 이 중대한 오판의 결과는 미국이 이미 목격한 것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1979년 미 대사관 점거를 기념하고 미국의 선거 결과를 축하했다.
시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며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인형과 두 지도자를 조롱하는 캐리커처를 선보이기도 했다.
테헤란 시장 알리레자 자카니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엄청난 패배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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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옛 미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1979년 미 대사관 점거 사태 기념 연례 집회에서, 군복과 녹색 베레모를 착용한 소년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풍자한 캐리커처 앞에 서 있다.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니 시장은 "최근 사태와 선거에서 미국과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겪은 결정적 패배는 이란 국민의 굳건함과 힘의 결과"라면서 "미국 내 정치적 라이벌들조차 이 실패가 이란 국민의 독창성과 인내의 결과임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시위 참가자인 하나네 자헤드는 AP 통신에 "트럼프는 모든 면에서 선을 넘었으며, 그것이 그가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자흐라 나디미네자드는 이란의 저항을 찬양하며, "미국 유권자들이 마침내 이곳 이란에 마음대로 들어와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과 식료품 가격부터 전쟁이 자국에 미친 파괴적인 영향까지, 전쟁의 대가를 똑똑히 목격했다. 그리고 민주당이 이기든 공화당이 이기든 미국을 향한 우리의 적대감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4일 23시17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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