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치부담 인식"…친팔 후보 약진해 기존정책 질책
민주, 무제한 원조 제동…공화, 참패 책임론 속 노선갈등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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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그간 굳건했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에도 큰 변화가 닥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에 대한 거부일 뿐 아니라 대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질책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조차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정치적 부담이 됐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 오전 이스라엘에 연간 약 40억달러(약 5조4천억원) 규모로 지원해 온 군사 원조를 연말에 끊고 무기 판매로 대체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자금 지원은 사실상 계속되고 경로 추적만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실질적 변화는 크지 않지만,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급락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게 가디언의 해석이다.
선거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를 공개적으로 내건 후보들이 곳곳에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후보들을 꺾었다.
내년 1월 미국 하원에는 가자지구 의료 지원 활동에 참여했던 군의관, 블로그에 이스라엘의 전쟁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로펌에서 해고당한 변호사,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올리브 수확을 돕다가 이스라엘군에 구금됐던 유대계 의원, 친팔레스타인 학생 농성에 참여했던 지역 운동가 등이 입성한다.
친이스라엘 후보 당선에 거액을 쏟아부은 로비단체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의 지원 사격도 역부족이었다.
특히 미시간주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해 온 압둘 엘사예드(민주)가 당선되며 사상 첫 무슬림 연방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가디언은 그가 출구조사에서 유대계 유권자의 과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가자지구 전쟁 이후 급격히 악화한 미국 여론이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지난 7월 조사에서 미국인의 62%가 이스라엘 극우 정부에 비호감을 나타냈다. 민주당 지지층의 절대다수는 물론, 39세 이하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과반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번 선거는 이란 전쟁에 대한 거부이기도 했다는 분석이다. 외교 정책이 미국 선거를 좌우하는 일은 드물지만, 이번에는 전쟁의 여파가 미국인들의 일상에 직접 미쳤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워싱턴DC 아랍센터의 유세프 무나예르는 "미국인들은 주유소나 식료품점에 갈 때마다 이란 전쟁이 실패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그 이야기의 한가운데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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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선거가 미국 중동 정책의 격변을 예고한다고 짚었다.
내년 1월 새로 꾸려질 의회의 대외 정책부터 크게 달라질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 원조'를 끝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 종식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방산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의 공화당 주도 법안도 통과가 어려워졌다고 FT는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압승하자 급락했다. 이는 종전 기대감 때문이다.
의회는 대통령이 외교 정책을 주도하더라도 헌법상 전쟁 선포와 예산 권한을 갖고 있어 극단적인 행위를 견제할 수 있다.
게다가 JD 밴스 부통령까지 전쟁을 중간선거 패인으로 지목하면서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서 물러설 가능성도 열린 것으로 관측된다.
가디언은 새 의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폭력적 유대인 정착민 제재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거부권을 행사해 법안의 시행을 저지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이스라엘 문제를 둘러싼 양당 내부의 갈등도 미국 중동정책의 변수로 예고됐다.
공화당에서는 이번 패배를 두고 친이스라엘 진영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히 밴스 부통령이 선거 패인을 분석하는 글을 올리자 당내 거액 기부자로부터 "유대인 탓을 하려 한다"는 반박이 나왔다.
FT는 친이스라엘 단체의 지원에 크게 기대 온 공화당이 이스라엘이 핵심 쟁점이 된 선거에서 대패한 뒤 이스라엘에 대한 입장을 두고 노선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FT는 엘사예드 같은 진보 성향의 신진 의원들이 전통적으로 중도 성향인 당 지도부와 의회에서 부딪힐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이번 선거 이후 힘의 무게 추는 신진 의원들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minary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5일 15시05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류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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