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성전환 전 사진 게재하며 "몸은 남자다"
법원, 사생활 침해 인정…해당 작가 "내 인생 정치활동 도구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일본 법원이 소셜미디어(SNS)에 유명 작가의 성전환 사실을 '아우팅'(본인 의사에 반한 성적 지향·성 정체성 등 공개)하는 글을 쓴 정치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30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는 페이스북을 통해 리 고토미(李琴峰) 작가가 트랜스젠더인 것을 폭로한 무라마쓰 히로미 고후시 시의원에게 손해배상금 110만엔(약 935만원)을 지급하라고 전날 판결했다.
무라마쓰 의원은 2024년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리 작가에 대해 "몸이 남성"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이후 이 글은 삭제했지만, 성별 변경 전 리 작가의 사진과 이름을 다시 게재했다.
대만 출신으로 일본에서 활동하는 리 작가는 '피안화(彼岸花)가 피는 섬'이라는 소설로 2021년 일본 문학계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리 작가는 '아우팅' 이후 성전환 사실을 공표할 수밖에 없게 됐고, 프라이버시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무라마쓰 의원에 550만엔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무라마쓰 의원 측은 법정에서 "(페이스북 게재는) 정치활동의 일환"이라며 "저명한 작가인 점을 고려하면 공표의 필요성이 컸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게재한 글의 내용은) 신체적 성별, 성 정체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보로, 비밀로 할 필요가 높은 만큼 공표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리 작가는 판결 후 기자들에게 "내 인생은 피고(무라마쓰 의원)의 정치활동의 도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로) 바닥없는 심연에 떨어지는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 성에 관련된 정보가 인터넷에 폭로되는 것이 얼마나 굴욕인지는 누구나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2015년 한 대학생이 SNS 단톡방에서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폭로된 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다음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이 잇따르고 있다.
도쿄도 구니다치시가 2018년 '아우팅'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했고, 2021년에는 광역지자체 중 처음으로 미에현이 비슷한 조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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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 자료사진]
bkki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30일 16시11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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