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가치관 트렌드 2027' 출간…"워라밸 집단은 모든 연령대 퍼져 있어"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치관의 변화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가 '느슨한 결속'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결속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강제된 결속이 선택된 결속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세대 CLIO 사회발전연구소와 지앤컴리서치가 기획한 신간 '한국인의 가치관 트렌드 2027'에서 저자들은 가족은 의무의 공동체에서 관계의 공동체로, 결혼은 필수에서 선택으로, 신앙은 공동체의 것에서 개인의 것으로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책은 강정한 서울대 교수, 박찬웅 연세대 교수 등 사회학자·조사 전문가 6명이 함께 썼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의무로, 이웃은 인정으로, 직장과 학교는 소속으로, 종교는 공동체로 사람과 사람을 묶었다. 때로는 따뜻한 안전망이었고, 때로는 벗어나기 어려웠던 그 결속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을 삶의 전부로 여기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서로의 영역을 넘지 않고 자기 몫만 다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무해함'을 중시하는 태도 등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키우지만 대가도 따른다.
결속이 느슨해지는 만큼 외로움은 커진다.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모두가 연결된 세상이지만, 온라인의 얕은 연결이 깊은 유대를 대신하지 못한다.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냉소주의도 퍼진다.
사람들은 기댈 곳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 그 빈자리를 인공지능(AI)이 채우기 시작했다.
저자들은 올해 3∼4월 전국 15세 이상 65세 미만 남녀 2천명씩을 대상으로 두 차례 실시한 본조사와 65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한 추가 조사 등 총 4천500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가치관 변화를 분석했다.
무해함, 일, 행복, 가족, 결혼, 외로움, 냉소, 종교, AI, 노년이라는 10개 주제를 놓고 한국인의 판단 기준이 어떻게, 왜 달라지고 있는지 살폈다.
이를 바탕으로 '느슨한 결속'이라는 흐름을 발견했고, 같은 세대 내에서도 서로 다른 가치관이 공존한다는 점도 드러났다.
흔히 MZ세대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기성세대는 일 중심이란 통념이 있지만, 일보다 삶을 앞세우는 집단은 특정 세대가 아닌 모든 연령대에 퍼져 있었다.
책은 주제별로 변화 배경과 쟁점을 정리하고 설문조사 결과로 현재 모습과 전망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한국 사회는 지금, 오래 지속돼온 문법이 빠르게 다시 쓰이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가치관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채로 사회를 살아가야 한다. 반대로 그 차이를 정확히 알면, 갈등은 조정 가능한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느슨해진 결속을 예전처럼 다시 조이는 일이 아니다"라며 "느슨해진 상태에서도 사람이 사람과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동아시아. 328쪽.
doub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4일 16시53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강종훈
At a glance
- Topic
- World
- Country
- 🇰🇷 KR
- Publisher language
- KO
- Added to Alln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