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차분한 핼러윈 분위기…사탕 100개들이 가격, 5년새 71% 상승
중간선거 앞 고물가 최대 쟁점…트럼프 주장하는 경제성과와 민심엔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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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버지니아주 맥클린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핼러윈 데이를 맞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개성 가득한 의상을 입고 행진하고 있다. 2026.11.1 yumi@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에 살면서 가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될 때는 마트 입구부터 진열된 각양각색의 호박을 보게 될 때다.
미국에는 핼러윈 데이(10월 31일)를 앞두고 호박 속을 파내고 껍질에 눈과 코, 입 모양으로 구멍을 낸 뒤 그 안에 촛불이나 조명을 넣어 장식하는 전통이 있다. 이렇게 만든 호박등을 '잭 오 랜턴'(Jack-o'-lantern)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핼러윈 의상을 준비하며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사탕을 얻는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을 통해 평소에는 부모가 '혈당 스파이크'를 걱정해 마음껏 먹지 못하게 하던 사탕과 초콜릿을 이 시기만큼은 실컷 즐길 수 있다.
주택가에선 집주인들의 개성과 창의력을 뽐내는 핼러윈 장식들이 지나가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현관 앞에 크고 작은 호박을 쌓아두는 것은 기본이고, 마당에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해골 인형을 세워놓거나 으스스한 조명과 음향 효과까지 동원해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집도 있다.
그런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기자가 사는 버지니아 맥클린의 경우 작년 같으면 10월 초부터 집마다 화려한 장식으로 동네 전체가 핼러윈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만, 올해는 장식을 아예 생략하거나 간소하게 꾸민 집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마트에는 여전히 각종 사탕과 초콜릿 등 핼러윈 용품이 가득하지만, 주택가에서 느껴지는 축제 분위기는 지난해만 못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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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핼러윈 데이를 맞아 미국 버지니아주 맥클린 지역 주택가에서 사탕을 받으러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핼러윈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사탕 가격'이란 제하 기사에서 이런 핼러윈 분위기를 고물가 부담과 연결해 분석한 보도를 내놨다.
NYT가 인용한 온라인 매체 파이낸스버즈 분석에 따르면 인기 핼러윈 사탕 17종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15% 올랐다. 사탕 100개들이 봉지의 평균 가격은 16.96달러로 2021년 대비 무려 71% 상승했다고 한다.
구글에서 '저렴한 핼러윈 사탕 대량 구매'나 '저렴한 핼러윈 사탕 구매처'에 대한 검색량도 지난해보다 5천%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NYT의 독자 설문조사에 응답한 200여명 중 약 90%는 사탕값 때문에 올해 핼러윈 준비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답했다.
사탕 구매량을 줄이거나 할인매장을 찾아가고, 그마저도 여의찮으면 사탕 그릇에 사탕 대신 스티커 같은 값싼 선물을 담아두는 방식이다.
문제는 미국 국민들이 여실히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사탕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채소부터 소고기, 휘발유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생필품과 식료품의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미국인들의 살림살이를 압박하고 있다.
고물가 이슈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경제가 자신의 관세 정책 등에 힘입어 회복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물가 역시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비교하면 크게 안정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백악관이 내세우는 경제 성과와 유권자들이 마트 계산대에서 마주하는 현실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
사탕 한 봉지를 사면서도 가격표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 미국인들에게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설명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가갈지는 의문이다.
달라진 핼러윈 풍경이 이틀 뒤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올해 핼러윈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유령이나 해골이 아니라 사탕 가격이라는 NYT의 표현은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민심을 보여주는 한 단면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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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핼러윈 행사에서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yumi@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1일 07시00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이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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