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틴 친필 편지' 보도로 명예훼손 소송…4월 이어 재차 기각
재판부 "'실제적 악의' 요건 입증 못했다" 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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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엡스틴 편지'를 보도했던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낸 100억 달러(13조3천억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연방법원에서 재차 기각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애미 소재 플로리다 남부 연방지방법원의 대린 게일스 판사는 31일(현지시간) 해당 소송에 대해 WSJ 등 피고 측에 전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WSJ 소송은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기각됐다.
이날 판결에서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WSJ를 상대로 명예훼손을 주장하기에는 '실제적 악의'(actual malice)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실제적 악의'는 1964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뉴욕타임스 대 설리번' 판례에서 확립한 기준으로, 공직자나 공인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소송을 낼 때 적용된다.
이에 따르면 언론사가 보도 내용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보도했거나 진실 여부를 무모하게 도외시했다는 점을 원고 측이 입증해야만 한다.
판사는 원고인 트럼프 대통령이 WSJ의 탐사보도에 실존하지 않는 결함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했다며 이는 "지푸라기 잡기"(grasping at straws)라고 평가했다.
이 표현은 '헛된 시도'라는 뜻의 관용어구다.
이번 기각 판결은 '재소 금지 조건'(with prejudice)으로 내려졌다. 이는 똑같은 사안에 대한 소송을 재차 제기하는 것이 앞으로 불허된다는 뜻이다. 다만 1심 판결이므로 항소는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1953-2019)의 5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이 만들어 준 앨범에 트럼프 대통령의 명의로 된 편지가 포함돼 있다는 작년 WSJ 보도를 문제삼아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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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해당 앨범이 만들어진 것은 2003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이던 시절이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이 편지에는 손으로 그린 것으로 보이는 나체 여성의 윤곽선 안에 생일 축하 메시지가 적혀 있었고, 트럼프의 이름으로 서명이 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편지가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WSJ의 보도가 "허위이고 악의적이며 명예훼손적"이라고 주장하며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게일스 판사는 WSJ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주장을 무시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기사에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엡스틴은 2006년에 성매매 관련 혐의로 처음 체포됐고 2008년에 18개월 형을 선고받고 약 13개월을 복역한 후 2009년에 자택 거주 조건으로 석방됐다.
엡스틴은 2019년 7월에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및 공모 등 혐의로 다시 구속됐으며, 같은 해 8월에 구치소 독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게일스 판사는 앞서 올해 4월에도 트럼프가 WSJ 등을 상대로 낸 유사한 소송을 입증 부족을 이유로 기각했다.
다만 당시에는 게일스 판사가 수정 소장을 제출할 기회를 원고에게 부여했으며, 이에 따라 원고 트럼프 대통령은 5월에 수정 소장을 제출했다.
AP통신은 집권 2기 들어 언론사들과 대립해 온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이번 기각 판결로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 외에도 BBC, AP통신 등과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백악관 출입이 금지된 CNN, MS NOW, 폴리티코 등 언론사들은 출입 허용을 회복해 달라고 요구하며 올해 9월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못마땅하게 여기는 내용을 보도하는 언론사들을 비난해 왔으며, 이들을 자주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면서 소속 기자들을 모욕해 왔다.
limhwaso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1일 10시38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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