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욱

부켈레 대통령, 군인 실종 명분 삼아 이웃 나라 '갱단 소탕' 선언

대규모 파병 앞서 트럼프에 전화 걸어 허락…최대 6천명 파병 가능성

이미지 확대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갱단 폭력으로 무법천지가 된 이웃 나라 아이티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기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2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티 내 갱단 소탕의 필요성과 현지 갱단의 공격을 받은 자국 군인 4명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 계획을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해야 할 일을 하라"며 사실상 지지·묵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튿날인 28일 아이티 정부와의 협정을 바탕으로 2천명 규모의 병력을 1차로 파병한다고 발표했다. 파병 규모는 향후 사태 경과에 따라 4천∼6천명으로 최대 2∼3배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규모 파병의 결정적 계기는 엘살바도르 군인의 피랍 사건이다. 앞서 유엔이 지원하는 갱단진압부대(GSF)로 활동하던 엘살바도르 군인 4명은 지난 18일 현지 갱단의 공격을 받고 실종됐다.

이에 분노한 부켈레 대통령은 아이티 갱단 두목들은 향해 "우리 군인 4명이 무사히 돌아오지 않을 경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엘살바도르 갱단을 소탕한 것처럼 당신들을 끝장낼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이번 군사작전은 기존 GSF나 민간 용병업체와는 별개로 엘살바도르군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켈레 대통령은 미국에서 대규모로 추방된 제3국 출신 이민자들을 자국 교도소에 수용하는 조건을 받아들여 트럼프 행정부의 호감을 산 바 있다.

다만, 미국은 아이티 사태에 직접 개입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부켈레 대통령의 드론 등 장비 지원 요청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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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천지가 된 아이티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티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남쪽으로 700마일(1천126㎞) 떨어진 카리브해 국가다.

특히 아이티 갱단 소탕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아이티에서 활동 중인 미국의 민간 용병사업가 에릭 프린스가 중남미에서 미국의 무력을 대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후 무법천지로 변하면서 갱단이 수도 대부분과 인근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부켈레 대통령의 추가 파병 결정에는 정치적·외교적 파급효과를 노린 고도의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2월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강력한 리더십을 국내외에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러한 '부켈레 모델'은 이미 강력한 범죄 소탕을 모색하는 중남미 우파 지도자들 사이에서 '모범 답안'으로 미화되고 있다.

ksw08@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31일 16시48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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