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내려 인근 관광지까지 버스 5시간 대기…겉도는 관광교통
충남 공주시는 초광역 버스부터 콜버스까지 관광 교통망 확충
"일본은 교통·관광가 한몸, 대중교통 노선에 관광지 묶어야"
[※ 편집자 주 =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숙박시설을 늘리고, 교통망을 구축하거나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등 여러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광역 관광권 조성과 관광공사 설립도 지자체들이 내놓는 대표적인 방안입니다. 연합뉴스는 주요 관광 정책의 효과와 한계를 짚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향후 과제를 모색하는 기획 기사를 10월 28일부터 매주 수요일 총 5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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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천경환 기자]
(충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왕의 온천'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수질을 자랑하며 한때 전국적인 명성을 누렸던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온천.
충남 아산시, 경남 창녕군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 온천도시로 지정되는 기염을 토했으나 상업시설 노후화 등으로 관광객 발길을 붙잡지 못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런 수안보에 2024년 11월 KTX 수안보온천역이 들어섰다.
판교역에서 이곳까지 이동 시간이 한시간대로 줄면서 당시 지역 사회는 수도권 관광객이 늘어 온천관광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철도 개통 효과는 크지 않았다.
4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개통 첫해 하루 평균 110명이던 이용객은 이듬해 84명으로 줄었고 올해 9월 86명에 머물렀다.
수도권 접근성은 개선됐지만 정작 주변 관광지를 잇는 촘촘한 교통망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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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천경환 기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른바 '뚜벅이' 여행객 입장에서 수안보를 중심으로 한 관광지 간 이동 여건을 살펴봤다.
전날 방문한 수안보역은 개통 초기 지적된 주변 환경이 상당 부분 개선된 모습이었다.
호텔과 상권이 밀집한 중심지로 향하는 보행로가 정비됐고, KTX 도착 시간에 맞춰 시내버스와 수요응답형 버스(콜버스)가 운행해 중심가까지 5분이면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차로 15∼20분 걸리는 수안보 주변의 관광지로 이동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관광공사 국내 여행 정보 서비스인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이트에 수안보 인근 관광지로 소개된 충주 미륵대원지, 하늘재로 가는 시내버스 운행 횟수는 고작 하루 3∼4회다.
열차에서 내려 미륵대원지로 가려면 최소 40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야 하고, 이마저 놓치면 다음 차편까지 5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제천 송계계곡이나 월악산 국립공원 방면 버스 대기 시간은 무려 4시간에 달한다.
수안보 온천지구 내 주요 관광시설인 곤충박물관은 직행버스가 없어 산길을 30분 이상 걸어 올라가야 한다.
콜버스도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콜버스는 KTX 시간에 맞춰 정해진 노선을 오가는 방식과 이용객 호출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하지만 운행 차량이 2대에 불과해 이용객이 몰리면 대기 시간이 2∼3시간까지 늘어나는 상황이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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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천경환 기자
수안보뿐 아니라 충주 도심의 관광 교통 여건도 아쉽다.
중앙탑, 악어봉 등 주요 관광지로 바로 가는 교통수단이 없고, 시내버스를 이용하더라도 환승이 불편하고 배차 간격이 길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충주시는 지난해 지역 관광지를 권역별로 연결하는 시티투어버스를 도입하며 관광 교통망 확충에 나섰지만 이용률이 저조해 1년 반 만에 운행을 중단했다.
최내현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장은 "수안보 온천 시설이 낡고 볼거리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단기간에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며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충주 쪽 관광지와 수안보를 오가는 교통편을 촘촘하게 연결했더라면 관광객들이 더 오래 머물고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시 관광과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용 투어버스는 운행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관광 교통수단이 미흡한 건 사실"이라며 "현재 관광 교통망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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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충남 공주시는 관광객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KTX 공주역은 주요 관광지와 20여㎞ 떨어진 외진 곳에 자리 잡아 관광객 유입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공주시는 외부에서 공주로 들어오는 교통편을 보강하는 한편 지역 내 주요 관광지를 잇는 등 교통수단을 갖춰나가고 있다.
그 결과 KTX 공주역 일평균 이용객은 개통 첫해인 2015년 390명에서 지난해 821명, 올해 970명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먼저 충남도와 충북도가 개통한 '초광역형 관광교통 순환노선'(C-투어버스)을 통해 청주국제공항, KTX 오송역, 공주·부여 버스터미널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이와 연계해 공주역과 주요 관광지 7개 거점을 연결하는 콜버스를 올해 4월 도입했다.
2014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시티투어버스는 이용객이 첫해 연간 1천46명에서 올해 10월 기준 894명으로 줄었지만, 오히려 공주 시내뿐만 아니라 마곡사 등 외곽 관광지까지 노선을 넓혀 관광객 이동을 돕고 있다.
공산성, 무령왕릉, 공주한옥마을, 국립공주박물관 등을 오가는 관광열차도 운영한다.
21m 길이의 객차 3량이 붙어 있는 이 열차는 42명이 탑승할 수 있는 체험형 이동 수단이다.
공주시 관광과 관계자는 "최근 혼자 여행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관광지 간 이동 편의를 높이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내년에 콜버스와 광역형 버스 운행 사업이 만료되는데 사업 연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증차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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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AI 플랫폼 제공]
전문가들은 관광과 교통은 밀접하게 연관된 영역이며 편안하고 쾌적한 관광 환경을 위해 교통망 강화는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단체 패키지여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외국인과 혼자 여행하는 개별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관광객 역시 한명의 시민으로 바라보고 이들의 이동 수요에 맞춘 노선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노선에 주요 관광지를 연결해 관광객도 함께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관광택시처럼 민간 운수업체를 활용해 이동 수단을 다양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관광 교통수단을 장착시키려면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콜버스 플랫폼 전문기업 '스튜디오 갈릴레이' 대표인 김현명 명지대 교수는 "김천과 용인에서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도입해 큰 호응을 얻었지만 관광 부서와 대중교통 부서 간 예산 운용 방식이나 협업 구조가 체계적이지 못해 사업을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일본은 촘촘한 철도망과 관광 교통을 바탕으로 대도시뿐 아니라 작은 소도시까지 구석구석 여행할 수 있다"며 "이게 가능한 이유는 관광과 대중교통이 모두 국토교통성 산하에 있어 부서 간 장벽 없이 정책을 함께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kw@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4일 07시03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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