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윤찬 우승한 콩쿠르서 지휘 후 눈물 흘려 화제
5∼9일 美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내한…임윤찬과 협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연주…"기교 이면의 깊은 감정 느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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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제게 가장 깊은 감동을 준 건 임윤찬의 음악에 담긴 더없는 진정성(absolute sincerity)이었어요. 그와 콩쿠르에서 처음 함께한 경험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죠."
첫 내한 공연을 앞둔 지휘자 마린 올솝(70)은 4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우승한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연주를 이렇게 회고했다. 올솝은 당시 무대에서 임윤찬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지휘하고서 눈물을 흘려 화제를 모았다.
그는 오는 5∼9일 인천과 서울에서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임윤찬과 다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임윤찬이 콩쿠르 우승 후 이 곡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무대로, 올솝과 함께 전설적 순간을 재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4년 전 콩쿠르에서 느낀 감동을 회상한 올솝은 "임윤찬의 해석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순수하고 꾸밈이 없었다"는 평을 내놨다.
"그는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이 얼마나 어려운지, 자신의 기교가 얼마나 뛰어난지 드러내려 하지 않았어요. 대신 음악에 온전히 몰입해 아주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무언가를 전하고 있었죠."
올솝은 또 "'언제나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 임윤찬과 같은 예술가와 함께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설레는 점"이라며 "임윤찬은 놀라운 상상력과 개성을 바탕으로 음악에 접근하기 때문에 지휘자로서 결코 그에게 선입견이 담긴 해석을 강요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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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클라이번콩쿠르/목프로덕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솝은 한국 공연에 앞서 최근 필라델피아에서 임윤찬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기술적으로도 대작이지만, 그 본질적 중심에는 인간적 감성이 자리하고 있다"며 "피아노 독주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올바른 균형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서로 경청하고 협업해야 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필라델피아 공연에서 선보인 음악적 교감을 한국에서 이어가겠다"고 했다.
올솝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한국 공연에서 임윤찬과의 협연곡 외에도 바버의 교향곡 1번,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등을 연주한다. 특히 바버 교향곡 1번은 올솝이 다양한 악단과 선보이고 앨범에도 수록한 전문 레퍼토리다. 그는 "이 곡을 다시 마주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작품 속 모든 제스처에 감정 표현이 응축돼 있고 불필요한 것은 전혀 없어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감정의 풍경은 더욱 풍성하게 다가와 연주할 때마다 새로운 놀라움을 안겨 주는 곡이죠."
올솝은 "위대한 음악 작품을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하면,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며 "세월이 흐를수록 바버의 교향곡 1번에서 더욱 절제미를 발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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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오래 포디움에 서 온 그이지만 올솝은 일흔의 나이에도 계속 음악계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는 일찌감치 영국 주요 오케스트라의 최초 여성 수석 지휘자(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의 최초 여성 음악감독(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 남미 주요 오케스트라 최초 여성 수석 지휘자(상파울루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의 타이틀을 꿰찼다. 또한 지난해까지도 '미국 출신 여성 최초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세계 최정상 악단과 함께한 경험에 대해 올솝은 "오랜 역사와 뚜렷한 음악적 정체성을 지닌 훌륭한 연주자들과 음악을 만들 수 있어 감동이었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순간이 더 이상 특별하거나 이례적으로 여겨지지 않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태생 여성 지휘자로서 처음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했다는 상징성이 가볍진 않지만, 다음 세대 지휘자와 음악가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는 또 이번 내한공연에 대해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문화적 연결고리를 만드는 기회"라며 오케스트라와 청중이 진정으로 교감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중 모두가 공연장에서 영감을 받고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느끼며,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는 음악의 경이로운 힘을 다시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fat@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4일 14시16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권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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