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 위기 군 40곳 이상 경쟁…너도나도 사업 기반 다지기 분주

재정부담 여전 "정부지원 80%까지" 호소…'인구유입 제한적' 지적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할 신규 지역을 공모 중인 가운데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다만 지자체의 빠듯한 곳간 사정에 적지 않은 재정 부담과 제한적인 인구 유입 효과 등은 여전히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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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 사용처 표시

[옥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40곳 이상 경쟁

1일 정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3일까지 내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할 신규 지역을 공모한다.

대상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전국 69개 군(郡) 지역 가운데 기선정된 17개 군을 제외한 52개 군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18곳 내외의 추가 지원 대상을 선정할 방침이다. 최종 선정 결과는 서류 및 발표평가를 거쳐 오는 19일께 확정된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선정된 지역 주민에게는 1인당 매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이 지급된다.

인구감소지역 주민의 소득을 보완하고, 지역 내 소비 활성화와 인구유입 효과를 유도한다는 목적에서다.

올해 이미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군에서 확인된 효과와 더불어 내년부터는 국비 지원율을 기존 40%에서 50%로 높이겠다는 방침이 발표되자 미참여 군들의 관심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추가 공모에 관심을 보이는 군은 인천 2곳, 강원 2곳, 충남 5곳, 충북 3곳, 전북 3곳, 전남 12곳, 경북 7곳, 경남 9곳 등 40곳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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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촉구 포퍼먼스

[영동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전담조직 만들고, 주민 결의대회 등 분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만큼 공모에 나서는 군들은 물밑 작업도 분주하다.

이번이 3번째 도전인 충북 영동군은 전담조직(태스크포스)을 신설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사업 기반을 다지는 한편 지난 1월(50만원)과 9월(30만원) 2차례에 걸쳐 군민 1인당 80만원씩 민생안정지원금을 지원해 골목상권 파급효과 등을 분석했다.

정영철 군수는 "인접한 옥천·보은군과 전북 무주·진안·장수군이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이어서 군민들의 상실감이 크다"며 "반드시 공모에 선정되기 위해 완벽에 가까운 사업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인구 2만명 선을 지키기 위태로운 강원 양구군은 농어촌 기본소득 행정협의회를 신설, 사업 추진을 위한 부서 간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협의회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계획 수립 연구용역과 정책 환경 분석, 지원 대상 추계, 재원 확보 방안과 전담 추진체계 구성, 면 지역 소비처 확대, 주민 참여 방안 등을 살피며 선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양구군의회,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 촉구

양구군의회,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 촉구

[양구군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 옹진군은 전략을 바꿔 재도전에 나선다.

옹진군은 지난해 재정 부담 등을 고려해 지급 대상을 만 49세 미만으로 제한해 공모 신청을 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지방비 부담률이 줄어든 만큼 지급 대상을 전 군민으로 확대하고, 지난해 신청 서류를 면밀히 검토해 보완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 봉화군은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단체인 '농어촌 기본소득 봉화본부'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진 민·관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시범사업에 대한 협력과 주민 교육·홍보 등에 나서 눈길을 끈다.

경남 의령군은 지난달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 조직과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오태완 군수가 중앙부처 장관을 직접 만나 건의 자료를 전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남광주 담양군은 공모 참여를 앞두고 지난 22일 담양리조트에서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민결의대회를 열어 사업 선정 의지를 다지는 등 여론형성에 주력 중이며, 전북 임실군은 독자적으로 '임실형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을 시행하면서 정부 공모에도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미지 확대 송미령 장관, 농어촌 기본소득 현장 간담회

송미령 장관, 농어촌 기본소득 현장 간담회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재정부담 여전…'인구유입 제한적' 지적도

이처럼 많은 지자체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목을 매고 있지만, 한편으론 우려감도 공존한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재정 문제다.

인천 강화군은 이번 공모에 참여하면서도 자체 재원 마련을 위해 타 사업의 기존 지출 규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화군은 공모에 선정될 경우 주민 약 7만명을 대상으로 한 총사업비 1천260억원 가운데 25%인 315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재정상황이 열악한 군 단위 지자체로서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지만, 주민복지와 정주여건 개선이라는 효과를 기대하면서 사업별 지출구조 개선이라는 고육지책을 통해 공모 참여를 결정했다.

이런 지자체들의 부담을 대변해 신용한 충북도지사는 지난달 2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옥천군과 보은군 등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 곳을 보면 인구유입, 상권 활성화 등의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이 사업이 지속사업으로 갈 경우 지역 부담이 너무 커 정부 부담률을 지금 50%에서 80%까지 높여줘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이 사업의 인구유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미지 확대 김민석 총리,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현장 점검

김민석 총리,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현장 점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농어촌 기본소득 1차 사업지로 선정된 경남 남해군의 경우 그해 9월 3만9천296명이던 인구가 11월에 4만437명으로 증가, 두 달 만에 4만명 선을 회복했다.

이후 올해 6월 4만1천14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9월 기준 4만1천32명을 기록했다. 첫 기본소득이 지급된 지 8개월 만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전입자 유입에 따른 인구 상승효과가 사실상 종료되고 자연 감소 우위 환경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직장이나 고향, 재산 등 남해와 사전에 연고가 있어 비교적 쉽게 주소지를 옮길 수 있던 이들이 사업 초기 몇 달 동안 대거 전입을 마치면서 잠재적 유입 동력이 소진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싶어도 기초지자체가 없는 행정체제의 특수성 때문에 공모 신청조차 할 수 없다며, 군 단위에서 읍·면 단위로의 사업 재설계를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김동철 박정헌 박주영 변지철 양지웅 윤관식 전창해 천정인 형민우 기자)

jeon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1일 07시00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전창해, 김동철, 박정헌, 박주영, 변지철, 양지웅, 윤관식, 천정인, 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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