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두

컨벤션 등 7개 사업 지원 요청…지사·시장 면담 이후 진척 없어

전북도, 긴축 재정 직면…'전주 몰락 지켜만 봐야 하나' 고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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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 청사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 전북 전주시가 연일 전북특별자치도에 '재정 분담'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작 도 역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처지여서 난색을 보인다.

특히 전주의 스포츠 인프라 건설을 두고 "도민이 이용하는 시설이니 전북도가 재정 분담을 해야 한다"는 전주시와 의회의 주장은 '어불성설'에 가깝다는 반응도 나온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조지훈 전주시장이 이원택 전북지사를 만나 재정 분담을 요청한 이후 도 실무부서 차원의 별다른 지원 논의는 없다.

당시 전주시가 도에 도움을 청한 현안 사업은 ▲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 복합스포츠타운 조성사업 ▲ 세계문화정상회의 전주 개최 지원 ▲ 제28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 지원 ▲ 기능 중복 출연기관의 전북도 이관 등 7개다.

그러나 전북도는 농수산물도매시장 활어동 신축(10억원)을 도운 것 말고는 실무부서 차원의 검토만 한 달 가까이 하고 있다.

시가 요구한 사업을 도우려면 정확히 어느 정도 예산이 필요한지 아직 추계도 되지 않았다.

전북도 관계자는 "시가 요구한 사업 자료를 정확히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며 "각 실·국에서 (재정 지원) 검토는 하고 있지만 시장이 재정 분담을 요구한 이후 진척은 없다"고 말했다.

자체 재정과 세입·세출을 관리하느라 전주시의 재정 지원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이다.

전북도는 내년도 자체 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 다이어트'에 나선 상황이다.

도 실·국의 내년도 예산 필요액은 10조1천억원인데 세입은 9조1천억원이어서 1조원 정도를 자체적으로 줄여야 한다.

중복 사업을 하나로 통합하고, 국비 조달 방법을 찾고, 사업 시기를 조정하는 등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더군다나 전북도의 지방채무 잔액은 지난해 기준 9천893억원이다.

2022년 6천880억원, 2023년 7천235억원, 2024년 8천646억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지난 9월에는 제2회 추경을 통해 1천5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전체 지방채 규모도 5천억원으로 늘었다.

도는 올해 7억9천만원, 2027년 88억8천만원, 2029년 159억1천만원, 2030년 445억5천만원 등 연도별 계획을 세워 지방채를 상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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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청

[전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빚잔치'라는 말을 정도로 도정을 힘겹게 꾸려가는 전북도가 고민하는 지점은 전북의 중추도시이자 전북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주시의 몰락을 지켜만 보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전북도의 한 고위직 공무원은 "전주시는 전국적으로 매년 가장 많은 국비를 반납하는 기초지자체 중 하나"라며 "(국비와) 매칭할 지방비가 없어 (이미 받은) 국비를 토해내는 전주시가 전북의 대표 도시라는 게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추하는 전주시의 이미지가 곧 전북의 이미지인데, 힘든 재정 상황에도 전주시를 도와줄 방법이 있는지 찾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편으로 전북도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전주시와 의회의 논리다.

그간 전주시는 재정난으로 멈춰 선 공공시설 공사를 거론하면서 "도민 모두가 이용하는 시설인데 도가 예산을 분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를 펴왔다.

김윤철 전주시의원도 21일 의회 5분 발언을 통해 "건설비는 전주가 내고 활용은 전북이 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깨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전북도 관계자는 "시비 전액 부담으로 합의한 사업까지 이제 와 손을 벌리고,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마저 달아난다"며 "다른 시·군에도 체육시설이 있고 전주시의 시설은 전주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 전주시를 도와주면 다른 시·군의 요구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do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1일 15시05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임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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