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호

한국장기이식연구단, 12년간 코호트 운영…환자 2만6천571명 등록

이미지 확대 발표하는 양재석 연세대 의대 교수

발표하는 양재석 연세대 의대 교수

[촬영 성서호]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기증할 심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령 대기자의 이식 우선순위를 낮추는 게 맞을까?

종전까지라면 외국 지표와 전문가의 경험에 기댔겠지만, 이제는 한국형 지표 덕분에 기대 이식 우선순위를 조율할 수 있게 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한국장기이식연구단(KOTRY)은 6일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해 국가 장기이식 코호트 사업의 성과를 소개했다.

코호트란 특정 집단을 선정해 임상 자원을 수집하고 장기간 추적 관찰함으로써 특정 요인과 질환 발생의 결과를 분석하는 연구 방법으로, 질병의 예방과 진단, 치료법 등에 쓰인다.

국가 장기이식 코호트 사업은 보건연구원이 KOTRY와 2014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장기기증이식통계(GODT)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장기 이식 건수가 세계 6위이고, 아시아에서는 1위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통계를 보면 신장 이식은 2000년 663건에서 작년 1천861건으로 2.8배, 같은 기간 간 이식은 272건에서 1천301건으로 4.8배가 됐다.

이미지 확대 [한국장기이식연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장기이식연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고령화로 이식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기증은 줄어 장기 부족이 심화했고, 하루 평균 약 8.5명이 이식을 못 받은 채 사망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의료계는 고령 기증자의 장기를 이식해도 좋을지, 기증받은 장기는 어떤 사람에게 먼저 배정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지만, 국내에서는 이 질문에 답할 근거가 부족했다.

양재석 연세대 의대 교수는 "외국 자료를 참고할 수밖에 없었는데, 외국은 기증자와 환자의 특성이 우리와 달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2014년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으로 다섯 개 장기를 아우르는 KOTRY가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KOTRY 대상 장기는 신장, 간, 심장, 폐, 췌장 등 5개로, 올해 10월 기준 이식센터 88곳이 참여해 12년간 2만6천571명의 이식 환자를 등록·추적해왔다.

양 교수는 "KOTRY는 이식 당시 한 번만 기록하는 자료가 아니라 같은 환자를 이식 후 몇 년이 지나도 계속 추적 관찰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이식받은 장기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어떤 합병증이 언제 생기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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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KOTRY 자료는 환자를 이식 시점부터 추적 관찰하며 모은 자료로 한국인 환자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장기 배분이나 기증 기준을 검토하는 데 근거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5∼2020년 심장 이식 환자 628명을 분석해 보니, 65세 이상이라도 이식 당시 걸어 다닐 수 있는 상태였다면 젊은 환자와 생존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나이 하나만으로 순서를 정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이 자료를 이식 나이 기준을 바꾸는 데 활용했다"고 부연했다.

장기이식 코호트는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아시아 국가의 신장이식 환자 자료를 함께 모으는 레지스트리(환자 등록 연구)를 만들어 2019년부터 작년까지 총 3천664명을 등록했다.

특히 2020년에 234명에 머물던 등록 환자 수는 지난해 1천306명으로 대폭 늘었다.

KOTRY는 보건연구원과 협력해 향후 이식 환자 맞춤형 예후 예측 연구를 추진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료 품질 관리 및 임상정보·유전체 등 자료 연계도 이어갈 방침이다.

또 기증 장기의 효율적이고 안전한 활용, 장기 배분 기준 개선 및 이식 환자의 장기 예후 향상에 기여할 과학적 근거도 계속 쌓을 계획이다.

남재환 보건연구원장은 "중요한 것은 연구 성과가 실제 환자 진료와 보건의료 정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국내외 연구 협력을 확대해 환자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나라 장기 이식 연구와 정책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

[촬영 성서호]

soh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6일 15시22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성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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