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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2026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 내부에서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 진영이 신흥세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조란 맘다니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 데 이어 이번엔 재니스 루이스 조지가 수도 워싱턴DC 시장에 선출됐다. 니티아 라만은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현직 시장을 꺾고 당선됐다. 연방 하원에서도 DSA 진영 후보 6명이 새로 선출돼 기존 2명을 포함해 모두 8명으로 늘었다.
역사에도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되는가. DSA의 부상은 묘한 데자뷔(기시감)를 불러일으킨다. 공화당에선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연방지출 확대 등에 반발해 작은 정부와 감세·재정보수주의를 내세운 티파티(Tea Party) 운동이 등장했다. 티파티는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에 기여했다. 2014년 공화당 하원 원내다수당대표 에릭 캔터가 경선에서 티파티 성향의 정치 신인 데이브 브랫에게 무릎을 꿇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는 반(反)기득권 정서를 흡수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고, 2024년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세력이 공화당 내 주류 세력으로 자리 잡으며 트럼프 2기 집권의 기반이 됐다.
민주당의 변화도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1982년 창립된 DSA는 자본주의의 근본적 변혁과 경제적 평등을 추구하는 강경좌파 조직이다. 2016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민주사회주의를 내세워 돌풍을 일으킨 것이 전환점이다. 2018년에는 28세 정치 신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가 민주당 하원 지도부의 핵심 인물인 조 크롤리를 경선에서 꺾었다. 공화당 에릭 캔터의 패배를 연상시키는 이변이었다. 이후 DSA는 청년층과 진보 유권층 지지를 발판으로 삼아 별도 정당을 창당하지 않고 당내 경선에 도전하면서 영향력을 넓혀왔다.
DSA의 약진에는 '어포더빌리티 위기(affordability crisis·생활비 감당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주거비와 식료품값, 의료비, 보육비 등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현실이다. 2024년 대선에선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트럼프의 승리를 도왔지만, 이제는 그 불만이 트럼프 행정부를 겨누고 있다. 맘다니는 임대료 동결과 무상 보육·무료 버스를, 루이스 조지는 보육비·주거비 경감을 내걸었다. 라만은 2028년 LA 올림픽 전까지 노숙인 텐트촌 거주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중도파도 생활비 문제를 강조했지만, DSA는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처방전으로 차별화했다. 이념보다 장바구니의 고통이 DSA의 정치적 토양이 된 셈이다.
그렇다고 DSA가 민주당 주류 세력으로 올라선 건 아니다. 이들의 승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에 집중됐다. 미국 언론도 경합지 승리를 이끈 주역은 중도파였다고 평가했다. DSA의 향후 과제는 포퓰리즘 성격의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한국 정치권에 교훈을 던져준다. 유권자의 민생 불만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집값과 전월세, 물가와 일자리 등 민생 문제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정치 이슈에만 매달리다간 중도 층의 외면을 피하기 어렵다. 2028년 총선은 생각만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7일 06시00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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