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협력병원 규정이 낳은 편법 실습…'50% 절충안' 둘러싼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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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지방 사립의대의 '수도권 원정 실습'은 지역의료 발전이라는 설립 취지와 의료 교육의 현실적 여건이 충돌하며 수년간 풀리지 않는 대표적인 보건의료계 쟁점이다.
2019년 교육부의 시정 명령과 2021년 본과 이론 수업 인가지 복귀 조치 이후에도 이 문제는 실습 규정의 해석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9일 현행 규정에 따르면 "임상실습은 부속병원 또는 협력병원에서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 협력병원의 지리적 위치에 대한 구체적인 제한은 없다. 대학들은 2021년 이론 수업의 인가지 진행 명령 이후, 통합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실습 기간을 확대하고 서울아산병원 등 수도권 협력병원에서 실습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여기에는 지역 병원의 교육 인프라 한계도 맞물려 있다. 울산대병원 등 지방 소재 병원의 경우 의료진이 진료 중심의 과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전임교원 확충이나 교육 시설 지원 없이는 대규모 학생 실습을 온전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한다.
반면 수도권 대형병원은 진료와 연구, 교육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실습 효율성 면에서 선호되는 구조적 모순이 존재한다.
교육부는 2027학년도 정원 배정에서 '소재지 외 병원 실습' 여부를 감점 요인으로 반영해 증원 규모를 최소화한 점을 강조한다. 행정적 제재 이전에 가용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페널티를 부여했다는 취지다. 또한 법 개정을 통해 인가지 실습 비율을 최소 50% 이상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점진적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의료 단체들의 평가는 다르다. 감점 수준의 조치로는 기존의 수도권 중심 실습 체제를 전환하기 어렵고, 50% 비율을 명문화할 경우 오히려 '절반의 수도권 실습'을 공식적으로 허용해 주는 면죄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지방의대 졸업생의 46.7%가 수도권 수련병원으로 유입된 만큼, 교육 과정에서부터 지역 잔류를 유도하지 못하면 향후 도입될 지역의사제의 실효성마저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기준 정립과 대학 재단의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먼저 협력병원 실습 규정을 구체화할 것을 주문한다. 원칙적으로 인가지 부속병원 및 해당 지역 협력병원에서 실습을 이수하도록 명시하되, 고난도 희귀질환 등 지역 내 교육이 불가능한 필수 영역에만 외부 실습을 허용하는 등 명확한 예외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지역 병원의 교육 여건 개선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지방 소재 병원이 충분한 임상실습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전임교원 확충, 교육 전담 교수제 도입, 시설 설비 개선에 대한 사학 재단의 실질적인 투자가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늬만 지방의대' 논란을 종식하려면 단순히 규범적 강제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방 병원이 수도권 병원 못지않은 교육 환경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과 법 개정에 필요하다고 본다.
sh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9일 06시01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서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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