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는 어제 "나랑 같은 동아리 회원 b는 천재야."라고 말했다. #
a가 b에 관해 말한 내용을, 글쓴이는 그대로 옮겼다. 아니, 독자는 그렇게 믿고 읽는다. 직접인용이 주는, 아니 주어야 마땅한 신뢰다. a가 한 말이 곧 따옴표 안 인용문이다. 높임말을 반말로 고치거나 문장부호를 생략하거나 서술어 어미를 읽기 쉽게 바꾸거나 하는 것은 필요에 따라 허용될 터이다. 그러나 a가 했다는 말의 골자만큼은 '복사'해야 한다. 인용의 뼈대가 부러지면 '신뢰'는 무너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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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개방형 온라인 사전 '우리말샘' 캡처
a가 한 말은 원래 저게 아니었다. a는 어제 이렇게 말했다. "나랑 같은 동아리 회원 b라고 있잖아. 그 사람 평소 판단하는 거 보면 정말 뛰어나. 천재 같아." 글쓴이가 이대로 이야기를 듣고 저렇게(# 표시 문장) 옮겼다면 신뢰 점수를 후하게 받기 어렵다. a가 b를 천재라고 보는 근거는 b의 '정말 뛰어난 판단(력)'이었다. 높임법과 문장부호 등 형식은 옳게 갖췄지만, 내용의 핵심이라고 할 만한 인용문의 골자가 '복사'되지 않았다. 신뢰가 반감되는 직접인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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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샘 캡처
물론 직접인용이 능사는 아니다. 썩 정확할 필요가 없다, 붕어빵 찍듯 말을 따기가 성가시다, 말 같지 않은 말이라 옮기기 거북스럽다, 줄기만 놓치지 않으면 족하다, 바로 이럴 땐 간접인용이 무기다. [a는 어제 같은 동아리 회원 b가 천재라고 말했다. 판단력이 뛰어나다는 게 이유다.] 따옴표 벗기고 길면 쪼개고 가지 칠 것은 친다. 직접인용이든 간접인용이든 '라고'의 '고'는 빼도 된다고 문법서는 가르친다. 간접인용엔 또, 희소식이다. [a는 어제 같은 동아리 회원 b가 천재라 했다. 판단이 뛰어나다고 봐서다.] 직접인용이 '정확'과 '신중'이면 간접인용은 '간결'과 '과감'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2(용법 편)』, 2010
2. [이런말저런글] 마침표, 문장 끝이라고 꼭 찍어야 할까 (송고 2026-02-23 05:55) - https://www.yna.co.kr/view/AKR20260220057200546
3. [이런말저런글] 잘 끌어 쓰려면… 다양한 인용 방법들 (송고 2026-04-15 05:55) - https://www.yna.co.kr/view/AKR20260414090200546
4.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30일 05시55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고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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