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학회 "환자 수 총 1천361만명…약물치료 77% 혈압 조절 성공"
심뇌혈관 고위험군 27%만 혈압 조절…"130/80㎜Hg 미만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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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고혈압학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의 고혈압 관리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고혈압이 있어도 모르고 지내거나 진단받고도 치료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제는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혈압 조절률도 높아져서 약을 복용하는 환자 10명 중 약 8명은 혈압을 140/90㎜Hg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고혈압 진단과 치료에 쏟아온 노력이 거둔 성과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작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을 앓았거나 당뇨병, 만성콩팥병 등으로 심혈관 합병증 위험이 높아 혈압 관리가 더욱 절실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빈틈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반적인 고혈압 환자보다 더 엄격한 혈압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절반가량만 130/80㎜Hg 미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고혈압 또는 고혈압 전 단계에 해당하면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들 가운데 이 기준을 충족한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최근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 2026'에서 드러난 한국인의 고혈압 관리 실태다.
학회 고혈압역학연구회는 국민건강영양조사(1998∼2024년)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2002∼2024년)를 분석해 국내 고혈압 유병 규모와 관리 수준을 살펴봤다. 올해는 심뇌혈관 고위험군의 혈압 관리 실태 분석이 추가됐다.
분석 결과 2024년 기준 국내 20세 이상 성인의 30.9%인 1천361만명이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추정됐다. 성인 10명 중 3명이 고혈압 환자인 셈이다.
이 가운데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아는 비율(인지율)은 75.2%, 약물치료를 받는 비율(치료율)은 72.0%였다. 전체 고혈압 환자 중 혈압이 140/90㎜Hg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56.1%였으며,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만 놓고 보면 77%까지 높아졌다.
문제는 전반적인 관리 성과가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의 충분한 혈압 조절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혈압은 혈관에 지속적으로 높은 압력을 가해 심장과 뇌, 신장 등에 부담을 준다. 특히 이미 심뇌혈관질환이 있거나 당뇨병, 만성콩팥병을 동반한 환자는 혈관 손상과 합병증 위험이 큰 만큼 혈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이 때문에 고위험 환자에게는 일반적인 고혈압 조절 기준인 140/90㎜Hg보다 낮은 130/80㎜Hg 미만의 혈압 관리가 권고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분석에서 혈압이 130/80㎜Hg 미만인 비율은 심뇌혈관질환 유병자 49%, 당뇨병 유병자 52%, 만성콩팥병 유병자 50%였다.
심뇌혈관질환을 이미 진단받은 사람조차 절반 이상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심뇌혈관 고위험군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분석이다.
연구팀은 심뇌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만성콩팥병이 있거나 여러 심혈관 위험 요인이 겹쳐 있는 고혈압·고혈압 전단계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이들 중 혈압이 130/80㎜Hg 미만인 비율은 27%에 그쳤다. 나머지 73%는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 중 적어도 하나가 이 기준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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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고혈압학회 제공]
이처럼 고혈압 관리의 전반적인 성과와 실제 진료 현장의 격차는 올해 개정된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다뤄졌다.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위원회가 지난 5월 국제학술지 '임상 고혈압'(Clinical Hypertension)에 발표한 2026년 고혈압 진료지침 해설 논문을 보면, 국내 고혈압 인지율과 치료율, 조절률이 크게 개선됐지만 진료지침의 권고와 실제 임상 현장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회는 특히 젊은 고혈압 환자의 관리가 충분하지 않고, 여러 혈압약을 복용해도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가 있다는 점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논문에 따르면 국내에서 세 종류 이상의 혈압약을 적절히 사용해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이른바 '저항성 고혈압'의 유병률은 약 7.9∼10%로 추정된다.
다만 혈압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모두 저항성 고혈압은 아니다.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았거나 혈압 측정이 부정확한 경우,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아지는 '백의효과'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개정 진료지침은 혈압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 대해 복약 상태와 가정혈압 등을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조정하거나 다른 원인 질환을 찾아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강조했다.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고혈압 치료자의 72%가 이상지질혈증이나 당뇨병 치료를 함께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회는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혈압이 고혈압 진단 기준인 140/90㎜Hg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변화는 고혈압 치료의 목표가 단순히 혈압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는 데서 나아가, 환자 개개인의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광일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서울의대 교수)은 "지난 수십 년간 의료진과 국민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고혈압 관리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면서도 "심뇌혈관질환·당뇨병·만성콩팥병 등을 동반한 고위험 고혈압 환자에게는 130/80㎜Hg 미만의 보다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질환의 유병자 중 해당 혈압 기준을 충족하는 비율이 절반 정도에 불과한 만큼, 복합제를 활용한 약물치료 강화 등 의료진의 적극적인 진료와 환자의 지속적인 혈압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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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7일 07시01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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