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 이어지는 장정…제2의 고향 '페루' 방문 관심
복음주의와 세속주의 도전 속 가톨릭 재건 여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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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폐암 수술을 받은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교황 레오 14세가 오는 6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남미 순방길에 오른다.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를 거쳐 오랫동안 사목활동을 한 페루로 향한다.
이번 순방은 수십 년 만에 가톨릭 지도자가 소화하는 가장 고된 순방으로 손꼽힌다. 교황청이 공개한 일정을 보면 항공기만 열 차례 넘게 갈아타고, 오지까지 찾아가는 등 강행군이 이어진다.
라틴아메리카는 세계 최대의 가톨릭 신자를 보유한 '영적 보루'다. 특히 두 번 연속 남미를 근거지로 활동한 교황이 선출되면서 바티칸 교황청 내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위상이 대폭 강화된 상태다.
그러나 본산인 유럽과는 달리 현지에서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가톨릭 신자 수는 확연히 줄고 있는 반면 복음주의 기독교는 가파른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가톨릭에서 반대하는 세속화 영향도 공고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수술 여파를 딛고 이뤄진 이번 교황의 발걸음이 저물어 가는 가톨릭의 영향력을 다시 되살릴 수 있을지가 이번 남미 순방의 최대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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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 이동 거리만 3만 1천㎞…항공기만 십여차례 타
교황청이 공개한 일정을 보면 이번 순방은 수십 년 만에 가톨릭 지도자가 소화하는 강행군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페루를 오가는 전체 이동 거리만 3만 1천㎞에 달하며, 이 과정에서 항공기만 10차례 이상 갈아타야 한다.
순방의 첫 일정은 남미에서도 가장 세속적인 국가로 통하는 우루과이다. 첫날인 6일 몬테비데오 독립광장에서 시민 행사를 연 뒤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이튿날에는 북부 지역인 파이산두로 이동하며, 오후에는 카사바예 빈민가와 우루과이 가톨릭대 방문에 이어 센테나리오 경기장에서 철야 기도회를 주관한다. 마지막 날에는 플로리다로 이동해 '33인의 성모 성지'를 찾을 예정이다.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루과이 당국은 교황 방문 기간 군경 6천700명을 배치해 철통 경호와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인 아르헨티나를 찾는다. 1987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9년 만의 교황 방문이다. 9일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클레이폴레의 장애인 복지시설을 찾아 소외된 이들을 위로한다. 순방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루한 대성당 미사는 11일 개최된다. 이 지역에는 수백만 명에 달하는 순례자와 방문객이 운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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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남미 순방의 종착지이자 정점은 페루다. 레오 14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발탁돼 교황청에 입성하기 전, 페루에서 오랜 기간 사목 활동을 하며 '제2의 고향'과도 같은 인연을 맺었다. 2014년 페루 북서부 치클라요 교구의 주교로 서품됐고,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교구장으로 헌신했으며 2015년에는 페루 시민권도 취득했다. 사목 활동의 절반 이상을 페루에서 보냈다고 한다.
수도 리마와 함께 자신이 "사랑하는 치클라요 교구"라고 칭했던 치클라요 지역에 이틀간 머무는 교황은 핌멘텔 평원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한다. 이 자리에는 100만명 이상의 가톨릭교도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공보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해당 지역 공동체들과 직접 만나고자 하는 레오 14세의 깊은 바람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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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 복음주의와 세속화 도전 속 가톨릭 인기 복원할까…경제 효과는 5억 달러
라틴아메리카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톨릭 인구가 가장 많은 최대의 신앙적 터전이지만, 최근 수십 년간 종교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퓨 리서치 센터 등 여러 조사에 따르면 남미 주요국 모두에서 가톨릭 정체성을 지닌 이들의 비율은 꾸준한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낙태·동성결혼 등 진보적 사회 변화, 공격적으로 세를 불리는 오순절파 등 복음주의 개신교의 급성장, 그리고 특정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영성을 찾는 이른바 '맞춤형 신앙'이 확산한 탓이다.
조직화한 교회에 실망해 이탈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수술 여파를 딛고 직접 현장을 찾아 대규모 미사를 이끄는 교황의 모습이 가톨릭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현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루과이의 파블로 코임브라 신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임박한 도착이 이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미사 참가자, 세례, 성찬례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코임브라 신부는 "교황의 방문은 아마도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신앙과 교회 소속감에 대한 기억을 일깨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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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가톨릭 신앙의 복원과 함께 경제적 파급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현지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이번 순방의 전체 경제 효과는 약 5억 달러(약 6천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아르헨티나 루한 지역은 숙박 수요 폭증으로 검색량이 작년 대비 18배 이상 급증하며 약 2억7천만 달러의 효과가 예상되고, 페루 치클라요가 속한 람바예케 지역 역시 요식·숙박·농수산 수출 등을 통해 1억4천400만 달러 규모의 특수를 누릴 것으로 분석됐다.
buff2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5일 02시44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송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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