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홍천 청사초롱마을 3년째 전통혼례문화축제…풍습 잇고 정 나눠

당나귀 탄 신랑·꽃가마 탄 신부…꿈에 그리던 '백년가약' 성사

이미지 확대 꽃가마 탄 신부의 설레는 미소

꽃가마 탄 신부의 설레는 미소

(홍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31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장평1리 청사초롱마을에서 제3회 전통혼례문화축제가 열려 신부가 꽃가마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2026.10.31 conanys@yna.co.kr

(홍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아들딸 구별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천년만년 오래오래 잘살아라!"

31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장평1리 청사초롱마을에 신랑과 신부의 앞날을 축복하는 덕담이 울려 퍼졌습니다.

곱게 혼례복을 차려입은 신랑과 신부, 이들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마을 주민과 하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날 청사초롱마을에서는 '제3회 전통혼례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좀처럼 보기 어려워진 우리의 전통혼례를 재현하고, 마을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신랑과 신부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이미지 확대 신랑은 당나귀, 신부는 꽃가마

신랑은 당나귀, 신부는 꽃가마

(홍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31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장평1리 청사초롱마을에서 제3회 전통혼례문화축제가 열려 당나귀를 탄 신랑과 꽃가마를 탄 신부가 혼례 장소로 향하고 있다. 2026.10.31 conanys@yna.co.kr

신랑 이현호(60)씨와 신부 성미선(52)씨에게 이번 혼례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두 사람이 마침내 주위의 축복 속에 혼례를 치르게 됐기 때문입니다.

전통혼례를 올리고 싶었던 이씨 부부는 지난해 신청했다가 선정되지 못했지만, 올해 다시 신청한 끝에 마침내 소망을 이뤘습니다.

이날 혼례에는 유상범 국회의원이 직접 가마꾼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 의원은 "전통혼례가 마을 모두의 잔치이자 축복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신랑 신부가 영원히 해로하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습니다.

이미지 확대 가마꾼으로 나선 유상범 국회의원 "해로하세요"

가마꾼으로 나선 유상범 국회의원 "해로하세요"

(홍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31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장평1리 청사초롱마을에서 열린 제3회 전통혼례문화축제에 유상범 국회의원이 가마꾼으로 참여한 뒤 신랑과 신부에게 덕담을 건네고 있다. 2026.10.31 conanys@yna.co.kr

화려한 예식장도, 눈부신 조명도 없었지만 두 사람을 축복하는 마음만큼은 여느 결혼식 못지않았습니다.

신랑이 기러기를 바치며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하는 전안례를 시작으로, 신랑과 신부가 서로 절을 올리는 교배례가 이어졌습니다.

하늘과 땅에 혼인을 고하는 서천지례와 하나의 표주박을 둘로 나눈 잔에 술을 따라 나눠 마시는 합근례에도 부부가 평생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며 살아가겠다는 약속이 담겼습니다.

이처럼 전통혼례의 절차 하나하나에는 서로를 존중하고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미지 확대 백년해로 약속하는 신랑·신부

백년해로 약속하는 신랑·신부

(홍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31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장평1리 청사초롱마을에서 제3회 전통혼례문화축제가 열려 신랑과 신부가 혼례를 올리고 있다. 2026.10.31 conanys@yna.co.kr

옛 혼례 풍습인 '신랑 달기'도 빠질 수 없었습니다.

신랑 달기는 혼례를 마친 신랑의 발을 묶어 들어 올리고 장난스럽게 발바닥을 두드리며 흥겨운 웃음과 덕담으로 혼례를 축하하던 풍습입니다.

동상례(東床禮)라고도 하는데, 신부를 데려가는 신랑을 짓궂게 놀리면서도 새로운 가족이 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신랑 달기가 펼쳐지자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날 축제는 신랑과 신부 두 사람만의 결혼식이 아니었습니다.

이미지 확대 홍천 청사초롱마을서 펼쳐진 전통혼례잔치

홍천 청사초롱마을서 펼쳐진 전통혼례잔치

(홍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31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장평1리 청사초롱마을에서 제3회 전통혼례문화축제가 열려 주민과 방문객들이 공연을 보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26.10.31 conanys@yna.co.kr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혼례를 준비하고, 하객들이 축복을 전하고, 어린아이들은 낯선 전통혼례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마을 전체의 잔치였습니다.

이씨 부부는 "솔직히 이렇게 성대하게 하는 줄 몰랐어요. 그냥 소소하게 하는 행사인 줄 알았는데 정말 성대하게 준비해주셨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부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마을 주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정근(67) 청사초롱마을 이장은 "전통혼례는 신랑과 신부뿐 아니라 온 마을이 함께 기쁨을 나누는 잔치"라며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이어가면서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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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혼례 풍습 '신랑 달기'

(홍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31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장평1리 청사초롱마을에서 제3회 전통혼례문화축제가 열려 옛 혼례 풍습인 '신랑 달기'가 진행되고 있다.
신랑 달기는 혼례를 마친 신랑의 발을 묶어 들어 올리고 장난스럽게 발바닥을 두드리며 흥겨운 웃음과 덕담으로 혼례를 축하하던 풍습이다. 2026.10.31 conanys@yna.co.kr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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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Yonhap Korean · 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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