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섭

선거법 2심 판결문 적시…"옛 인터뷰 발언까지 인지하진 않아"

이미지 확대 작년 법정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모습

작년 법정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들여다본 2심 재판부는 발화자인 윤 전 대통령과 청자인 일반 선거인의 인식을 모두 꼼꼼히 따져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일반 선거인은 과거 기사를 일일이 찾아보면서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을 검증하진 않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1부(백승엽 황승태 김영현 고법판사)는 윤 전 대통령 항소심 판결문에 유죄 결론을 내기까지 판단 과정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 이른바 '변호사 소개'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인지 판단하는 대목에서 재판부의 다각적 분석이 돋보였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발언 중 '소개하지 않았다'는 윤 전 서장과 이 변호사 사이 정식 선임계약을 알선하는 행위를 부인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선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단순히 연결해주는 행위까지 부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 근거로 윤 전 대통령이 "변호사 소개"를 해석하는 두 가지 관점, 즉 단순 연결을 뜻하는 사실적 관점과 정식 선임 알선을 가리키는 법률적 관점의 차이를 인지한 점을 들었다.

일반 선거인에게 자기 발언이 어떻게 이해될지도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변호사 소개 사실을 시인한 2012년 12월께 언론 인터뷰와 2019년 7월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발언 내용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2012년 인터뷰 당시 이 변호사와 관련해선 소개했다고 표현하면서 박모 변호사와 관련해선 윤우진 형제가 선임했다고 표현했다"며 "당시부터 이미 변호사 소개의 의미에 관해 법률적 관점의 소개와 사실적 관점의 소개 사이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짚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변호사를 소개하지 않았다는 말은 사건 수임을 알선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누굴 한번 만나보라고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하게 된 경위에 주목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 소개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하다가 2012년 인터뷰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비로소 "오해가 있다면 명확하게 말씀 못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위와 같이 해명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인사청문회 초기 녹음파일이 공개되기 전에 변호사 소개 사실을 부인한 것은 일반인의 관점에선 사실적 관점의 소개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게 됨도 충분히 인식했음을 드러낸다"고 해석했다.

이미지 확대 윤석열 선거법 사건 2심,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윤석열 선거법 사건 2심,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1부(백승엽 황승태 김영현 고법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작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2026.11.4 [서울고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재판부는 이 대목에서 일반 선거인이 2012년 인터뷰와 2019년 인사청문회 발언 내용을 숙지한 상태였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이 법률적 관점의 소개행위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여지는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일반 선거인이 대선 토론회에서 피고인의 발언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윤우진의 형사사건과 관련해 변호사를 소개했는지에 관한 과거 기사를 일일이 찾아보고 피고인을 둘러싼 의혹의 진위 여부를 그만큼 주의 깊게 검증하고자 노력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더욱이 검찰총장 후보자와 대선 후보자에 대한 정치적 관심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대다수 선거인이 피고인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관심 갖고 지켜봤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피고인의 과거 부장검사 시절 윤우진에 대한 변호사 소개와 관련한 인터뷰 발언까지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은 무효가 되고,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young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4일 20시22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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