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린

동물자유연대 보고서…"검사 의무화·이력관리 법제화해야"

이미지 확대 지옥같은 철장에 갇힌 강아지

지옥같은 철장에 갇힌 강아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7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 한 불법 강아지 번식장에 개들이 철장 케이지 안에 갇혀 있다. 이날 15개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루시의 친구들은 불법 강아지 번식장에서 개 450여마리를 구조했다. 2024.10.17 handbrother@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애견미용학원 실습 경험자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번식장을 실습견의 주요 공급처로 꼽은 가운데 실습견의 건강 상태와 감염병 검사 이력을 확인하는 관리체계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실습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임신한 개를 대상으로 미용 실습이 이뤄지는 사례도 있어 개 브루셀라병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일 동물자유연대의 '애견미용학원 실습견의 개 브루셀라 감염 위험과 공중보건 관리 사각지대에 관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애견미용학원 실습 경험자 61명 중 47명(77.0%)이 실습동물의 주요 공급처로 번식장을 꼽았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올해 1월 7일까지 이 같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를 지난 9월 공개했다.

실습 중 안전사고를 경험하거나 직접 목격했다는 응답은 72.1%였으며, 임신한 동물을 대상으로 미용 실습이 진행되는 것을 목격했다는 응답도 42.6%로 나타났다.

실습 1회당 동물 한 마리의 이용시간은 '3시간 이상'이라는 응답이 49.2%로 가장 많았고, '2시간 이상∼3시간 미만'이 36.1%로 뒤를 이었다. 이용시간이 2시간 이상이라는 응답은 85.2%였다.

실습동물 대기 공간의 위생 상태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기 공간에서 배변이나 사료 찌꺼기 등 오물을 '매우 자주' 또는 '자주' 발견했다는 응답은 유효 응답자 52명 중 32명(61.5%)이었으며, 악취를 자주 느꼈다는 응답은 56명 중 40명(71.4%)으로 조사됐다.

동물자유연대는 번식장에서 공급받은 개와 실습생이 장시간 밀접하게 접촉하고, 실습 중 상처가 발생하거나 위생 상태가 불량한 환경이 인수공통감염병의 전파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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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이 궁금한 강아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7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 불법 강아지 번식장에서 강아지가 밖을 궁금해하고 있다. 2024.10.17 handbrother@yna.co.kr

개 브루셀라병은 개 브루셀라균(Brucella canis)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감염된 개의 생식기 분비물이나 혈액 등이 피부 상처나 점막에 접촉하면 사람에게도 전파될 수 있다.

감염된 개는 유산이나 불임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사람에게는 발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개가 감염되면 치료 후에도 균이 체내에 남아 있을 수 있어 관리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8월 인천 강화군의 한 개 번식장에서 구조된 개 260마리를 전수 검사한 결과 105마리(40.4%)가 브루셀라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동물자유연대는 같은 해 9월 세종시의 한 애견미용학원에서 미용 실습과 번식에 이용되던 개 53마리를 구조한 바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러한 사례를 들어 번식장과 애견미용학원 간 실습견 공급 구조가 감염병 확산의 잠재적인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견미용학원은 동물보호법상 동물미용업과 달리 학원법상 평생직업교육학원으로 분류돼 실습견의 출처와 건강 상태, 감염병 검사 이력 등을 관리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동물자유연대가 교육부를 대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관할 기관으로부터 전국 애견미용학원 현황은 '보유·관리하지 아니하는 정보'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실습견에 대한 정기적인 감염병 검사와 번식장 출신 실습견의 사전 검사를 의무화하고, 실습동물의 출처 등록과 이동 이력 관리체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습생을 대상으로 인수공통감염병 안전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하고, 개인보호구 착용을 의무화하는 한편 실습 중 상처 발생 시 대응 지침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동물자유연대는 보고서에서 아직 동물미용학원에서 개 브루셀라 인체 감염 사례가 실제로 확인된 바는 없다며, 이번 연구는 확인된 인체 감염 사례가 아닌 실습 환경의 구조적 취약성에 근거한 예방적 문제 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습견과 실습생을 대상으로 개 브루셀라 검사를 실시해 실제 양성률을 확인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then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1일 06시35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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