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알고리즘 활용 재빠른 분산…추적·회수 어렵게 해
"북·미, 사이버 범죄 대응 역량 격차 갈수록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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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이 지목된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북한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절도범이라는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안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바이낸스 해킹 사건 배후에 북한의 정예 해킹 부대 '트레이더트레이터'가 있다며, 이번 사건은 북한 해커들이 감시 시스템을 우회해 막대한 가상자산을 탈취하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바이낸스 해킹 사건이 발생한 직후 TRM 랩스, 엘립틱 등 다수의 블록체인 분석 업체들은 이번 공격을 트레이더트레이터의 소행으로 지목했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미 연방수사국(FBI)에서 사용하는 코드명으로, 2016∼2017년 북한 정찰총국 등 첩보 기관 산하에서 가상화폐를 탈취 임무를 수행해 온 국가 지원 사이버 범죄 조직을 가리킨다.
한국, 미국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제재 감시팀(MSMT)은 이들이 사회공학적 기법과 고도의 기술적 수법을 동원해 대규모 해킹을 벌여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MSMT 보고서에 따르면 이 조직은 2024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약 26억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훔치며 북한 정권의 주요 수익창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바이낸스 해킹으로 누적 탈취 규모는 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는 도난 자산 중 약 28억달러를 신속하게 동결했지만, 나머지 30억달러 이상은 동결이 불가능해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해커들이 바이낸스 지갑에서 약 63억달러의 가상화폐를 빼내는 데는 약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해커들이 이렇게 막대한 자금을 빠르게 빼돌릴 수 있는 배경에는 정교한 자금 분산 기술이 있다.
이들은 해킹 직후 알고리즘을 이용해 전 세계 가상화폐 네트워크로 자금을 순식간에 분산시킨다. 그 속도가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어 사실상 추적과 회수가 불가능하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체인아르고스의 공동창립자 조너선 라이터는 "이들이 전통적인 의미의 최첨단 보안 전문가는 아닐지 몰라도, 시스템의 취약점을 악용하는 데는 극도로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엘립틱의 설립자 톰 로빈슨 역시 "어떤 범죄 조직도 따라올 수 없는 규모의 국가 지원 절도"라고 평가했다.
가상화폐 탈취는 국제사회 제재로 석탄, 섬유 등의 수출길이 막힌 북한의 가장 수익성 높고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해킹에 성공했더라도 훔친 가상화폐를 실물화폐로 바꾸는 데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자금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여러 블록체인에 분산된 뒤, 불법 브로커 망을 거쳐 현금화된다.
WSJ은 이번 해킹 사건이 미국과 북한 간의 사이버 범죄 대응 역량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추적 소프트웨어를 배포하고 개인·단체 제재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북한 해커들은 손쉽게 피싱 이메일을 보내거나 방심한 개발자들을 속여 단 몇 분 만에 수십억 달러를 쓸어간다는 것이다.
noma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31일 01시31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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