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미나

이틀째 카타르 중재에도 강대강 대치…'핵부터vs동결자금부터' 평행선

美공습 '빠르면 4일' 소문도…호르무즈에선 유조선 피격 속출

이미지 확대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UPI·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미국의 대이란 재공습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양측은 극적으로 외교 해법을 찾으려는 간접 협상을 31일(현지시간) 이틀째 이어갔다.

그러나 중동 정세에도 분기점이 될 것으로 꼽혀온 미 중간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이날까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처리해야 할 표적이 남아 있다"고 위협을 끌어올렸고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그간 조용했던 행보를 깨고 "제한 없는 즉각 대응"을 지시하며 무력 카드를 내려놓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과 카타르 대표단은 이날 도하에서 만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테헤란에서 12시간 넘게 이어진 협의에 이은 것으로, 카타르는 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과도 수시로 조율했다.

카타르는 앞서 양측이 신뢰 구축을 위한 상호 조치를 이행하는 '7일 계획'을 제시했지만,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 통신에 중재안이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해상 봉쇄를 풀고 자산 동결을 해제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겠다는 게 이란의 요구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7일 계획' 수정안으로 "카타르가 우리 측 제안의 이행 기간을 5일로 단축할 것을 제안했고, 우리는 이행 기간을 2일로 줄이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협상 재개 조건으로 이란의 핵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 협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확대 3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발언하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3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발언하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2기 운명이 걸린 중간선거를 목전에 두고 미 행정부는 외교와 무력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중재 협상 이틀차인 31일 미국이 이란의 군사력 상당 부분을 무력화했다면서 "한두 곳은 아직 처리해야 하지만, 10분이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내 핵시설로 의심받는 '곡괭이산'(Pickaxe Mountain)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 매체인 MS나우는 걸프 지역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걸프 동맹국들에 이르면 중간선거 다음 날인 이달 4일 "짧고 강도 높은" 공습에 대비하라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도 한층 강경한 메시지가 나왔다.

최고지도자실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31일 "어떤 수준이나 유형의 위협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강력하며, 지리적 제한이 없는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고 군에 지시했다.

하메네이가 군 수뇌부와 만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는 전했다.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가 숨지고 최고지도자에 오른 그는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강경파 안보 수장인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공격이 재개되면 오랜 핵무기 금지 방침을 해제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이란 국영 방송을 통해 밝혔다. 그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핵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보낸 서한과 관련해 레자이 사무총장은 서한을 읽었지만 아직 답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의 어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미지 확대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한 유조선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한 유조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역내에선 긴장이 이어졌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날도 유조선 한 척이 기뢰를 맞았다고 이란 혁명수비대가 밝혔다. 전날에는 유조선 3척이 기뢰 피격 등으로 운항을 멈췄다.

이스라엘도 변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역사적이고 한 번뿐인 기회"를 거론해 왔다. 지난달말 이스라엘 총선에서는 네타냐후 진영이 과반에 못 미쳐 차기 정부 구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주변국들은 확전을 경계했다.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날 바레인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마나마 대화에서 "2차전은 더 위험하고 더 파괴적이며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할 것"이라며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파키스탄의 군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재 성과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겸 군 총사령관은 지난달 26일 '메카 공동방위협정'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당국자들과 함께 테헤란을 찾아 레자이 사무총장 등과 만났다.

이미지 확대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을 찾은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겸 군 총사령관, 이브라힘 칼린 튀르키예 국가정보국장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과 회담하는 모습.[이란 대통령실 /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을 찾은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겸 군 총사령관, 이브라힘 칼린 튀르키예 국가정보국장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과 회담하는 모습.[이란 대통령실 /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minary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1일 13시07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류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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