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日 데뷔해 22년간 활약…"J팝 듣던 소년이 '홍백가합전' 출연"
日번안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 세월호 추모곡으로 히트…"K·J 컬처 큰 상징"
"日오케스트라·韓솔리스트 협업 많아지고, 합작 드라마 더 만들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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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임형주 팝페라 테너 겸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이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2026.11.3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역사 인식만 가지고서는 한·일이 미래로 갈 수 없습니다. 과거 역사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려면 문화적으로 가까워지는 게 선행돼야 합니다."
팝페라 테너 임형주(40·용산문화재단 이사장)가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세계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3일 강조했다.
임형주는 이날 오후 서울 더그랜드롯데에서 열린 연합뉴스 주최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한일 공존의 미래…초고령화 공동 대응, K(한국)·J(일본) 컬처 시너지'를 주제로 연단에 올라 "지금이 한국과 일본이 문화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기 좋은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젠지(Z세대)는 역사 문제에 관한 깊이 팬 상처를 뒤로 하고 일본의 문화 예술 콘텐츠에 편하게 집중하는 세대"라면서도 "한국과 일본의 역사 인식은 다를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형주는 1998년 독집음반으로 데뷔해 '천개의 바람이 되어', '행복하길 바래', '하월가' 등 28년간 여러 대표곡을 내며 '팝페라 선구자'로 불렸다.
2003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최연소로 애국가를 독창해 주목받았고,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 나루히토 일왕 초청 무대,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 개막식 공연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미국 그래미상 투표인단으로도 활동 중이다.
특히 2004년 팝페라 앨범 '샐리 가든'(Salley Garden)으로 일본에 데뷔해 22년간 한일 양국을 오가며 활약했다.
임형주는 "2004년 18살이란 굉장히 어린 나이에 일본에 데뷔했다"며 "두려움도 있었지만, 흥분이 더 컸다. 어렸을 때부터 봐 온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제 음악으로 인정받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었다"고 돌아봤다.
그가 부른 일본의 유명 노래 '봄이여, 오라'(하루요, 고이·春よ, 來い)를 들은 현지 음악 감독 마쓰토야 마사타카가 임형주를 원곡자인 아내에게 추천하면서 이 곡을 리메이크해 일본 데뷔 앨범 타이틀곡으로 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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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임형주 팝페라 테너 겸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이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2026.11.3 ksm7976@yna.co.kr
이 노래의 원곡자가 바로 일본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마쓰토야 유미다.
두 사람은 2005년 아이치 엑스포 공식 테마송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을 부르고, 같은 해 '한일 우정의 해' 기념 콘서트 무대에 올랐으며, 일본 최고 권위의 연말 음악 방송 NHK '홍백가합전'에도 출연했다. 이들은 지난해엔 한일 수교 60주년 신곡 '그리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를 발표하는 등 20년이 넘도록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임형주는 "저는 일본 음식을 먹고, J팝을 듣고, 애니메이션 '베르사유의 장미'를 봤고,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 세계에 매료됐던 소년이었다"며 "그런 제가 마쓰토야 유미와 함께 '홍백가합전'에 한국인 클래식·크로스오버 뮤지션 최초이자 최연소로 출연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13년에는 워너뮤직재팬을 통해 사카모토 큐, 마쓰다 세이코, 다케우치 마리야 등 일본 유명 가수의 히트곡을 일본어로 부른 앨범 '투 하츠, 원 러브'(Two Hearts, One Love)도 냈다.
임형주는 이 같은 일본 활동을 '일방통행'이 아닌 '문화의 왕복'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 교류는 양국이 경험한 아픔을 계기로 더욱 돈독해졌다.
임형주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후지 TV의 대지진 피해자 위로 특별 생방송에 여진의 두려움을 딛고 출연했다. 또한 그가 2009년 일본 작곡가 아라이 만의 노래를 한국어로 번안해 낸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2014년 세월호 공식 추모곡으로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음원·방송 차트 1위에 오르며 임형주의 대표 히트곡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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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임형주 팝페라 테너 겸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이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2026.11.3 ksm7976@yna.co.kr
한국의 음악인이 일본을 위로하고, 일본의 음악이 한국인의 마음을 어루만진 것이다.
임형주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이태원 참사나 제주항공 참사 등 비극적인 큰 슬픔이 있을 때마다 많은 국민 여러분을 위로했다"며 "이 곡은 그야말로 K-컬처와 J-컬처의 가장 큰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형주는 지난해부터는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예술 행정가로도 인생의 제2막을 맞았다.
그는 "문화적인 관점에 입각해서 예술 교류, 민간 외교에 앞장서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 계신 모든 분이 이 행사를 통해 양국의 입장 차이를 조금이나마 좁히고, 대한민국과 일본 양국이 미래를 향해 좋은 해법을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형주는 구체적인 한일 문화 교류의 방안으로 클래식 분야와 대중문화 분야의 협력을 꼽았다.
그는 "우리보다 서양 문물을 먼저 받아들인 일본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가 많다. 한편으론 요즘 한국인 입상자가 없으면 2류 대회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활약하는 시대가 됐다"며 "일본 오케스트라와 한국인 솔리스트(솔로 연주자)가 협연하는 무대가 자주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대중문화와 관련해선 "한일 합작 드라마가 더 많이 제작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tsl@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3일 19시34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이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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