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예산 부족으로 33분 만에 소진·3.3%만 충전 가능…"졸속 행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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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사랑상품권(돼지카드)

[촬영 : 김동철]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전북 전주시가 시민 불편 해소를 명목으로 전주사랑상품권(돼지카드) 충전 시간대를 변경했으나 한정된 예산과 취약한 서버 환경 탓에 시행 첫날부터 '먹통 대란'을 초래했다.

3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최대 30만원인 전주사랑상품권 충전 시간을 기존 심야(0시 15분)에서 주간(오후 3시)으로 변경해 시행했다.

이는 "카드를 충전하기 위해 새벽잠도 자지 못한 채 1시간 30분이나 기다렸는데 결국 허탕쳤다"는 많은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일과 시간인 대낮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부작용은 증폭됐다.

오후 3시 정각 전용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시작되자마자 과부하가 걸려 실시간 대기 인원이 2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접속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십 분씩 소요되는 지난한 대기 과정까지 겹쳐 혼란은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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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사랑상품권 충전 대기 화면

[촬영 : 김동철]

'접속 대기 중' 문구가 무한 반복되며 발을 동동 구르던 시민들 다수는 결국 결제 창조차 접근하지 못했다. 이날 전체 충전은 단 33분 만에 조기 마감됐다.

특히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과 연계해 기존 10%에 5%를 더한 총 15%의 파격적인 캐시백 혜택이 부여되면서 수요 폭증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러나 인구 62만명에 달하는 지자체임에도 이날 배정된 총발행액은 63억원(온라인 58억원·오프라인 5억원)에 불과했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더라도 전주시 인구의 3.3%인 2만1천명만 겨우 충전하는 셈이다.

이는 인구 2만명 안팎의 도내 군지역 월 발행액이 100억원대에 달하고, 1인당 충전 금액이 70만원 안팎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이처럼 전주사랑상품권 수혜 대상이 극히 제한적인데도, 서버 용량 증액이나 발행액 대폭 확충 등 실효성 있는 근본 처방 없이 단순히 '충전 시간대'만 이동시킨 탓에 시민 수만 명이 일과 시간에 동시 접속하는 역효과만 낳았다.

전주시는 지난달 충전 시간 변경을 발표하면서 "소통행정의 결실"이라고 자평까지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소통 없는 탁상행정이 분노를 키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직장인 김모(43)씨는 "업무를 제쳐두고 30분 넘게 스마트폰과 씨름했으나 복잡한 대기 과정을 거쳐 돌아온 것은 먹통 사태와 허탈감뿐"이라며 "시간대 변경이라는 겉핥기식 조치가 아니라 예산 증액과 시스템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매달 시민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면 발행액을 대폭 증액하든지, 선별적으로 상품권을 판매하든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전주 인구의 겨우 3%만 사용하는 돼지카드가 과연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충전이 끝났지만, 온라인 전주시민 소통 플랫폼에는 "전주사랑상품권은 주간에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입니까", "시민들 업무에 지장이 가는 시간대", "예산 없으면 정책 운용하지 마세요"라는 날 선 목소리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심야 충전 불편을 완화하고자 주간 전환을 했으나 한정된 예산에다가 접속이 급증해 혼란이 발생했다"며 "시민 불편 사항을 분석해 발행액 현실화와 충전 방식 다변화 등 보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sollens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3일 14시06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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