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남

광주를 아시아 무대로 이끈 전술가, 수원 부임 첫해 1부 복귀 지휘

결과보다 과정 강조하는 강력한 리더십·소통으로 K리그1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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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1995년 창단해 이듬해부터 프로축구 K리그에 참가한 수원 삼성은 K리그1 4회, 대한축구협회컵(FA컵, 현 코리아컵) 5회 우승 등을 차지하며 신흥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도 두 차례나 제패하며 K리그를 넘어 아시아 강호로도 떠올랐다.

하지만 2014년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어 스포츠 사업으로써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구단 운영의 큰 틀이 변화해 투자가 쪼그라들면서 성적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스플릿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위 스플릿에서 보내는 시즌이 잦아지더니 2022년에는 10위로 처져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내몰렸다가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이후 쇄신이라 할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2023시즌에 임했다가 결국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2부로 추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곧바로 1부에 복귀할 줄 알았던 수원은 이후 K리그2에서 3년을 지내야 했다. 2024년에는 2부에서도 6위로 밀렸고, 지난해에는 리그 2위로 승강 PO에 나섰지만 1부 복귀는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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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수원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을 다시 1부로 이끈 것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51) 감독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프로 사령탑으로 첫발을 뗀 광주FC에서 매 시즌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시민구단의 재정적 한계에도 꾸준한 성과를 내면서 전술 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을 검증받은 지도자다.

광주가 2부로 떨어진 2022년 부임하자마자 이 감독은 역대 K리그2 최다승(25승) 및 최다 승점(86점)으로 우승을 이끌며 K리그1에 올려놓았고, 승격 첫해인 2023년에는 리그 3위로 창단 첫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권을 안겼다.

이후 시도민구단 최초의 ACLE 8강 진출(2024-2025시즌)과 창단 첫 코리아컵 준우승(2025년) 등도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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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이정효 감독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 블루윙즈 이정효 신임 감독이 2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도이치오토월드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2 xanadu@yna.co.kr

지난해 12월 말 수원은 이정효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명확한 축구 철학, 탁월한 지도 능력, 선수 육성에 강점을 가진 이 감독이 구단의 재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수원은 당시 여러 K리그 구단은 물론 해외팀으로부터 영입 제의가 이어지던 이 감독에게 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제시한 것은 물론 코치 및 지원 스태프까지 이른바 '이정효 사단'을 함께 영입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수원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 감독의 '애제자' 정호연을 비롯해 고승범, 헤이스, 페신, 홍정호, 김준홍, 강성진, 송주훈. 박현빈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이미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단행했다.

여름에는 르본과 두비츠카스에 이어 루이스꺼지 영입하는 등 공격 자원들을 보강해 승격에 총력을 쏟았다.

수원은 개막 후 최다 연승 구단 기록을 5경기로 갈아치우는 등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올 시즌 31라운드까지 팀 최소 실점(25골)을 기록했지만, 팀 득점(50골)은 4위에 자리한 수원은 수비적으로 맞서는 팀들을 상대로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면서 고전하기도 했으나 연패 없이 리그 선두 경쟁을 이어왔다.

8월부터는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7연승으로 정규리그 최다 연승 구단 기록을 새로 쓰기까지 하면서 마침내 1부 승격을 이뤘다.

특히 올여름 김포FC에서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 루이스는 시즌 15골(1도움)로 득점 1위를 달리는데, 수원 합류 후 8경기에서 5골을 몰아넣는 활약으로 승격에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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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수원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에서는 도전자의 위치에서 기존 강팀을 위협했던 이정효 감독은 수원에서는 명문 구단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성적을 내면서 구겨진 자존심까지 회복해야 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결과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팀이 준비한 축구를 일관되게 구현하는 과정을 강조했다.

승리하고도 "한 골밖에 못 넣어 화가 난다"고 분해하는가 하면 경기 후 그라운드에 쓰러진 선수들에게 달려가 일어서라고 호통치는 모습 등은 이 감독의 팀 운영 방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원 사령탑으로서 이 감독에게는 승격도 하나의 과정일 뿐이었다.

수원이 7연승으로 구단 기록을 새로 쓴 뒤에도 그는 "우리는 K리그1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K리그2 기록은 무의미하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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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이정효 감독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이정효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K리그2 역대 최다 관중 앞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2026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수원은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1라운드 서울 이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27분 강현묵의 역전 결승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2026.2.28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 감독은 승격을 앞두고도 선수들에게 "우리는 결승점이 아니라 이제 출발선에 서려 하는 것이다", "너희는 1부에 있어야 할 선수들이다. 큰 꿈을 가져라" 등의 말로 채찍질을 가했다.

때론 '아슬아슬해 보일' 정도로 강하게 분출되는 이 감독의 리더십은 소통을 바탕으로 했기에 가능하다.

이 감독은 높은 수준의 기준을 제시하는 동시에 구성원들이 그 기준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역시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 위해 선수들에게는 경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했는지 매번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 한다.

수원의 1부 복귀를 지휘한 이정효 감독 앞에는 이제 '명문 구단의 재건'이라는 과제와 자신의 축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기회가 동시에 놓여 있다.

광주에서 증명하고 수원에서 확인한 그의 전술적 역량과 선수 육성 능력,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리더십이 2027년 수원의 푸른 날개를 타고 다시 오를 K리그1 무대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 관심을 끈다.

hosu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8일 16시03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배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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