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호

파라과이 중앙은행, 우에노 은행 '정리 절차' 착수

'정경유착' 의혹에 페냐 대통령 국제 정상회의도 불참

이미지 확대 굳게 문이 닫힌 우에노 은행

굳게 문이 닫힌 우에노 은행

[EPA=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파라과이 중앙은행이 부실 위기를 겪고 있는 대형 디지털 은행 '우에노'에 대한 정리 절차에 착수했다고 파라과이 일간 ABC 콜로르와 블룸버그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앙은행 이사회는 전날 만장일치로 우에노 은행에 대한 정리 절차 개시를 가결했다. 파라과이는 중앙은행에 우리의 금융감독원에 해당하는 은행감독청이 있어 부실금융기관 정리를 총괄한다.

중앙은행의 정리 절차는 법원이 주도하는 일반 파산과는 달리, 당국이 부실 은행의 자산이 채권자에게 청산되기 전에 일반 예금자들의 자산을 보다 안정적인 다른 은행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한 행정 조처다. 현재 예금자들의 예금 인출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우에노 은행의 실질적 도산은 지급준비율(지준율)이 기준의 절반 이하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이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등에 대비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 두어야 하는 '비상금' 성격의 자금이 기준치에 크게 미달해 정상적으로 영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우에노 은행은 파라과이 성인 인구의 60%에 달하는 3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대형 디지털 은행이다. 특히 8억∼8억5천만 달러(약 1조700억원~1조1천500억원) 규모의 공적 자금을 운용해 왔으며 이 가운데는 파라과이 국가 연기금(IPS)이 투자한 3억8천만달러(5천100억원)가 포함돼 있다.

이미지 확대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

[EPA=연합뉴스]

이번 사태로 인해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로 내몰렸다. 페냐 대통령은 2023년 취임 직후 당시 우에노 은행장이었던 카를로스 카르발로를 중앙은행장으로 발탁했다. 이후 그간 정권과 금융권 간의 유착 및 이해 충돌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정부 기관과 국가 기금들은 자금난에 시달리던 우에노 은행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안 마누엘 구스타레 우에노은행장은 최근 공적 자금이 은행 전체 예금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공적 자금 회수를 둘러싼 진통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페냐 대통령은 국내 현안 수습을 이유로 스페인에서 열릴 예정인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카르발로 중앙은행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buff2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4일 03시12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송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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