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림

8명이 17만 민생 팽개치고 정쟁…전반기 의장 선출 무산 '반복 또 반복'

이미지 확대 12일 열린 대덕구의회 규탄 주민 시위

12일 열린 대덕구의회 규탄 주민 시위

[촬영 이재림 기자]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대전 대덕구의원들이 7월 임기 시작 후 넉 달째 파행을 거듭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 본질 훼손을 자초하고 있다.

대덕구의회는 26일 오전 297회 임시회를 열어 전반기 의장단 선출을 시도했으나, 단독으로 구의장 후보에 등록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삼남 구의원에 대해 찬성 4표·무효 4표라는 판박이 같은 투표만 반복하며 결과를 내지 못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각 4석으로 동수 구조인 대덕구의회에서는 당리당략을 앞세운 여야 구의원 간 원 구성 협의 실패에, 무의미해 보이기까지 하는 투표만 이어가는 모습이다.

대덕구의원 8명의 자리싸움이 길어지면서 의회 본연의 기능인 행정 감시와 예산 심의는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났다.

추가경정예산안 심의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청소년어울림센터 운영비, 재활용 위탁 사업비, 소상공인 지원금 등 시급히 집행돼야 할 핵심 민생 예산마저 모조리 묶였다.

대덕구에서 행정 차질을 막기 위해 비상 수단인 예비비까지 끌어다 쓰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대덕구 예비비 잔액은 10억9천만원 상당이지만, 11월에 필요한 민생 사업 관련 필요 예산은 33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의원 8명의 정쟁에 17만명 대덕구민의 삶과 직결된 현안이 통째로 멈춰 서는 기형적인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민들이 위임한 권한을 의정 활동이 아닌 권력 다툼의 공백으로 악용하는 듯한 구태를 끊지 못하는 구의원에 대한 비판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대덕구의회에서는 2022년 9대 의회 전반기에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에서 퇴장해 의장 선출이 한 달 넘게 미뤄졌다. 당시엔 민주당이 야당이었다.

2024년 9대 구의회 후반기에도 전반기 의장 연임 여부 등을 둘러싸고 3개월 넘게 원 구성이 늦어졌다.

이번 구의장 선출이 무산되는 동안에도 구의원들은 456만9천360원(세전)의 월정수당과 의정 활동비를 지급받고 있어서 "일은 하지 않으면서 세비만 챙긴다"는 성토가 지역사회에서 커지는 형국이다.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다 여드레째인 19일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던 김찬술 대덕구청장은 22일 퇴원 후 업무에 복귀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오전 주재한 주간점검회의에서 "가슴이 답답하고, 누구를 위한 의회인지 모르겠다"며 "대덕구 발목을 잡으면 역사에 그분(구의원)들 이름이 꼭 오를 텐데, 그런 흑역사로 남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반복된 구의회 임시회 소집에 따른 연간 회의 일수(100일) 소진으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를 위한 회의를 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차수를 변경해서라도 밤늦게까지 진행해 심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검토를 비롯해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walde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6일 11시29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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