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희

서로 다른 네 커플의 대화 담아…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김종관 "작고 사소함의 아름다움 이야기해…제 시그니처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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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 속 장면

[케이무비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오는 4일 개봉하는 김종관 감독의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 속 혜진(심은경 분)은 인기 웹소설 작가다.

심은경이 연기한 혜진은 솔직하고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원하는 해외 출장은 제작사에 명확히 요구하고, 혜진 소설로 영화로 만들고 싶어 하는 독립영화 감독 동남(이희준)은 만나기 싫다며 거부한다.

심은경에게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도전이었다. 혜진이라는 캐릭터가 지금껏 그가 해보지 않은 톤의 인물인 데다 본인의 성향과도 달랐던 탓이다.

막막해 보이는 작업이 풀려나갔던 힘은 김종관 감독 특유의 현장 분위기였다.

"감독님 현장에는 신기한 기운이 있어요. 차분함인 것 같은데, 그게 배우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줘요. 첫 촬영 들어가기 전 긴장했는데,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가 해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심은경은 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감독님이 한마디씩 해주신 응원에 북돋아서 애드리브도 하고 아이디어도 샘솟았다"며 이렇게 돌아봤다.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한 카페에서 벌어지는 서로 다른 커플들의 대화를 담은 영화다. 네 커플의 네 에피소드가 옴니버스처럼 구성된 영화는 지난달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최초로 공개됐다.

이미지 확대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간담회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심은경(오른쪽)과 김종관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1.02. encounter24@yna.co.kr

영화에는 김 감독의 작품 세계가 녹아 있다. 대본에 지문 등을 많이 넣지 않고 여백을 둬 배우들에게 연기의 공간을 넓혀주는 방식이 이번에도 쓰였다.

이는 해석을 더 요구한다는 점에서 배우들을 보다 막막하게 하는 지점이지만, 심은경의 말대로 감독 특유의 현장 분위기가 배우들을 이끈다. 심은경과 이희준이 호흡을 맞춘 '이.순.불'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는 이런 장점이 잘 발휘돼 두 배우의 생생한 연기가 관객을 몰입시킨다.

서로 다른 커플들의 옴니버스라는 형식도 김 감독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다. 이는 하나의 테이블에서 이뤄지는 네 가지 대화를 그린 그의 전작 '더 테이블'(2017)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의 영어 부제에도 '더 테이블'(The Table)이 붙었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가 일상적이라는 점도 김 감독의 작품 세계와 맞닿아 있다. 한동네에 살면서 잠깐 스친 인연만 있는 남녀, 중학교 시절 친구 사이였던 남녀, 인기 웹소설 여자 작가와 그것을 연출하고픈 독립영화 남자 감독, 오랜 기간 연인이었던 남녀 등은 꿈과 세상의 비밀 등에 관해 대화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애틋함, 아쉬움, 당혹감 등 여러 감정의 순간을 빚어내며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김 감독은 '더 테이블'을 촬영할 때 너무 즐거웠다며, 이런 작품을 또 찍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나름 '더 테이블'이 사랑받으면서 이런 유의 작품을 나의 '시그니처 프로젝트'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며 "작고 사소함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작품도 있어야 한다는 데 의미를 뒀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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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

[케이무비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영화에는 심은경과 이희준을 비롯해 김민하, 주종혁, 한선화, 장률, 전소영, 김동휘 등 다양한 배우들이 참여했다.

김 감독은 "작업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배우인지가 중요했다"고 캐스팅 계기를 설명하며 "집중하고 열정적인 연기가 필요했는데, 우리 배우들이 즐겁게 참여해줘서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민하는 내향인인 김 감독 덕분에 아름다운 영화가 완성됐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내향인들이 내는 특유의 고집스러운 음향이 있다. 소곤소곤하고 속닥속닥하는 힘이 크다고 믿는다"며 "그래서 저희 영화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배우들은 영화의 미묘한 지점을 감상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소영은 "저희 영화 대사가 좋다"며 "대사를 집중해 들으며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을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은경은 "저희 영화를 보시고 나의 삶은 어떤 이야기일지 돌아보시는 것도 좋겠다"며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감상들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창작은 보는 사람에게나, 만드는 사람에게나 나와 다른 세상을 알게 해준다고 생각한다"며 "나와 깊은 연결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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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전소영(왼쪽부터), 김동휘, 장률, 한선화, 김종관 감독, 심은경, 김민하, 주종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1.02.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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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2일 18시39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박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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