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

'인간시장' 작가…등단 50주년 맞아 장편 '유다의 어머니' 펴내

12·12 군사정변, 5·18 민주화운동 배경…신념 지키려는 어머니와 아들 이야기

"손에 만년필, 머리맡에 원고지 놔달라 유언…작품 150권 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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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어머니' 발표한 김홍신 작가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김홍신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편소설 '유다의 어머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1.2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잘못을 꾸짖는 글을 '필주'(筆誅)라고 합니다. 필주가 있어야만 바른 역사로 길을 터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 출판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기록된 장편소설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79)이 3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유다의 어머니'(해냄 펴냄)를 펴냈다.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김홍신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학의 소명 중 하나가 '필주'라며 신작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형법상 처벌보다 무서운 게 역사적 필주"라며 "용서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복수도 아름다울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다의 어머니'는 1979년 12월 군사 정변과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한국사의 비극을 배경으로, 불의에 맞서 신념을 지키려는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작품은 주인공 박해선과 그의 두 아들인 육군 소령 윤상경과 대위 윤상선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들 형제는 12·12 군사 정변에 가담한 신군부 핵심 인물인 장두영 장군의 수행 장교로, 윤상경은 점차 비뚤어진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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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발표한 김홍신 작가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김홍신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편소설 '유다의 어머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1.2 scape@yna.co.kr

그런 윤상경을 향해 어머니 박해선은 총구를 겨눈다. 아들을 살해한 박해선은 특수 요원들에 연행되고, 이들은 박해선에게 기밀문서를 내놓으라고 겁박한다.

이 기밀문서는 정변의 구체적 계획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조작 내용이 담긴 것으로, 둘째 아들 윤상선은 기밀문서를 보관하다 숨긴 뒤 종적을 감췄고, 기밀문서의 행방을 아는 이는 박해선 뿐이다.

하지만 그녀는 끈질긴 심문에도 입을 열지 않는다.

소설은 박해선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전처소생을 사랑으로 키워낸 삶과 그 아들을 자기 손으로 죽여야 했던 비극을 풀어낸다.

작품의 제목에 대해 김홍신은 "성모 마리아는 오래 기억되는데 예수를 팔아먹은 가롯 유다의 어머니 이야기는 왜 나오지 않을까 의아했다"며 "유다처럼 악한 이들을 자식으로 둔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상상하면서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령 선포도 작품을 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80년 12월 포고령 위반으로 보안사에 끌려가 국가원수 모독, 체제 비방, 군 모독이란 이유로 고초를 겪었던 트라우마가 재발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작가는 5·18 민주화운동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민주 정신과 정신사적 DNA를 소설로 남기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작가는 그 폭력적 시대에 역사적 진실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고통과 저항을 원고지 800매 분량의 소설로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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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발표한 김홍신 작가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김홍신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편소설 '유다의 어머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1.2 scape@yna.co.kr

작가는 또 이번 작품을 쓰면서 초고에는 사실적 내용을 많이 적었고, 작품을 고쳐 쓰면서 허구적 내용이 많이 반영됐다며 지금까지 자신이 쓴 작품 중에 초고를 쓴 뒤 마지막 교정까지 가장 많이 수정을 거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신은 1947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자랐으며, 1976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본전댁'이 추천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후 사회 현실과 인간의 욕망, 권력의 문제를 다룬 소설을 꾸준히 발표했다. 등단 후 지금까지 남긴 작품만도 142권에 달한다.

대표작으로는 '인간시장', '칼날 위의 전쟁', '바람 바람 바람', '내륙풍', '난장판', '풍객', '대곡', '김홍신의 대발해', '단 한 번의 사랑',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등이 있다

특히 1981년 발표된 '인간시장'은 국내 최초 단행본 100만부 판매를 기록한 소설로,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김홍신은 소설가뿐 아니라 제15·16대 국회의원, 방송인, 대학교수로도 활동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작가로서 죽기를 꿈꿨다.

김홍신은 "젊어서부터 꿈꾼 게 죽는 날까지 원고지에 글을 쓰자는 것이었다"며 "'손에 만년필을, 머리맡에 원고지를 놔달라'고 자녀들에게 미리 유언을 남겼다"고 말했다.

2007년 발해 역사를 배경으로 한 '김홍신의 대발해'라는 대하 역사소설을 펴냈던 그는 백제사와 관련한 소설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작품 150권을 채우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kih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2일 14시13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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