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호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SNS 확산·축제로 전국적 유명세

언제나 볼 수 있게 CCTV 생중계…'숲같은 한 그루'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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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계리 은행나무

[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요 며칠 아침마다 행하는 새로운 의식이 생겼다. 이불 속에서 나오기 전에 100km도 더 떨어진 곳에 있는 은행나무 한 그루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어제와 다른 모습을 본다. 내일도 새로워질 천년나무의 경이로운 변신을 지켜본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은행나무에 대한 얘기다. 원주시가 CCTV로 반계리 은행나무를 생중계하면서 관광객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장을 찾아가면 더 생생하겠지만 '집콕'을 하면서 손가락만 움직여 보더라도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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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영상보기 코너

원주시청 홈페이지 캡처

반계리 은행나무는 높이가 아파트 9층과 맞먹는 26.2m, 둘레는 성인 10명가량이 손을 잡아야 두를 수 있는 14.47m에 달하는 거목이다. 2024년 정밀 측정을 통해 수령이 최대 1,317년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장수, 번영, 화합 등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경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가을철에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은행나무가 많다. 그 중에서 아름다운 자태로는 반계리 은행나무가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와 함께 최고의 자리를 다투고 있다.

폭이 30m를 넘는 반계리 은행나무는 마치 7그루가 동심원을 고르게 나눠 가진 듯 각자의 방향으로 굵고 웅장한 줄기를 뻗고 있다. 천년을 넘겼는데도 잔가지 끝까지 잎이 자라고 단풍철엔 어김없이 노랗게 물든다. 한 그루가 서 있을 뿐인데, 마치 숲을 보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반계리 은행나무가 있는 지역 주민들은 2017년부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올해도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8일까지 축제를 연다. 소셜미디어(SNS) 이용인구가 급증하면서 반계리 은행나무 광장은 전국적인 명소의 반열에 올라섰다.

원주시는 반계리 은행나무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시간 영상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낮과 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맑거나 비가 오는 기상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미지 확대 매일 달라지는 반계리 은행나무

매일 달라지는 반계리 은행나무

실시간 영상보기 캡처 사진 묶음

원주시는 반계리 은행나무가 점점 알려지면서 가을철이면 '언제 단풍이 절정을 이루냐'는 문의가 많아지자,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CCTV를 설치해 생중계를 시작했다고 한다. 행정 편의도 있겠지만 반계리 은행나무의 가치를 높이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나무는 체내에 특수한 성분이 들어 있어 좀처럼 병에 걸리지 않고 심하게 해를 주는 벌레도 거의 없다. 이런 점이 장수 비결로 꼽힌다. 그렇다고 번개와 폭풍까지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년나무는 기적에 가까운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장엄한 생존의 증거인 셈이다.

유명한 산이나 섬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더러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소는 홈페이지 '실시간 CCTV 보기'를 통해 한라산 백록담 등 주요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 경북 울릉군도 'LIVE 실시간 방송' 코너에서 독도의 동도와 서도 등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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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동도 모습

독도 실시간 웹방송 화면 캡처

산이나 섬 풍경 생중계는 기상 조건 변화에 따른 '안전 가이드' 역할을 한다. 이에 비해 반계리 은행나무에 초점이 맞춰진 실시간 영상은 새잎이 돋는 봄, 녹색으로 무성해지는 여름, 노란 변신이 이뤄지는 가을, 앙상한 잔가지가 군무하듯 흔들리는 겨울 등 생동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단풍이 절정기를 향해가는 10월 말부터 11월초까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거대한 숲이 물들어 가는 것 같은 장관이 연출된다. 가지마다 눈꽃을 피우게 될 겨울 광경도 신비로운 마력을 뿜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전국 곳곳에는 보석처럼 빛나는 유산들이 즐비하다. 지방소멸 위기에 한숨만 짓는 탄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지역 고유의 헤리티지를 찾아내 가치를 높여야 한다.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이 만나는 시대에 걸맞는 콘텐츠를 만들고 폭넓은 공감을 얻어낼 때 활로도 열린다.

hs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5일 07시07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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