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와 달리 경찰 수사보안 이유로 영장 신청서 열람 안돼

"혐의 유추하며 반론해야"…공소청 내부서도 개선 필요성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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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청구 전 공소청 검사의 피의자 면담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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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윤주 이승연 기자 = 한 달 전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공소청 검사가 청구 결정을 내리기 전 피의자를 면담하는 제도가 법제화됐다.

그러나 검사 면담 과정에서 피의자 측에 구체적인 범죄 사실과 구속 사유를 충분히 알려주지 않아 방어권 보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 검사는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 면담 제도'에 따라 수사기록에만 의존하지 않고 피의자와 변호인,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관 의견을 직접 듣고 영장 청구 여부를 판단한다.

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 유사한 절차를 공소청 단계에서도 마련한 셈이다.

기존에도 검사가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를 면담하는 절차는 존재했다.

다만 개정 형사소송법에 관련 내용이 명문화되면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가 원칙적으로 피의자를 면담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강화됐다.

공소청은 수사의 적법·적정성을 검증하고 피의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송치 사건의 부족한 부분을 직접 보완하기 어려워진 만큼 피의자 면담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취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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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심사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면담은 공소청 내부에 마련된 별도 면담실에서 이뤄진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는 통상 신청일로부터 3일 안팎에 피의자 면담 일정을 정해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통지한다.

면담실에서는 피의자와 경찰관이 마주 보고 앉고, 검사가 가운데 자리한다.

검사는 경찰이 작성한 구속영장 신청서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피의자 측에 설명한 뒤 피의자와 변호인, 경찰관의 의견을 듣는다.

경찰은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고 피의자와 변호인은 이에 반박한다.

검사는 수사기록을 토대로 양측에 질문하며 추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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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촬영 정회성]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는 피의자와 변호인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구속 사유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영장심사가 시작될 때 검사가 범죄 사실과 구속 필요성을 고지한다.

반면 공소청의 영장 청구 전 피의자 면담에서는 경찰이 작성한 구속영장 신청서는 수사 보안 등을 이유로 열람할 수 없다.

이에 검사가 범죄 사실을 설명하더라도 경찰이 어떤 사실관계를 근거로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 어렵다는 게 변호인들 설명이다.

검사들도 면담 과정에서 피의자 측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변호인들은 구속영장 신청 사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면담에 참여하다 보니 피의자에게 적용된 혐의와 경찰이 주장하는 구속 필요성 근거를 추측해가며 변론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안범진 변호사는 지난달 23일 경제 사건 관련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 면담에 배석했지만, 구속영장 신청 사유를 알지 못해 입회 당시 혐의 내용 등을 유추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영장실심사에서는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범죄 사실과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가 통지된다"며 "범죄사실만이라도 피의자에게 보내줘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이 없는 피의자는 자기에게 어떤 혐의가 있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고, 면담에서 '인정하나요'라고 물으면 어떻게 답해야할지 알기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일선 공소청의 한 부장 검사도 "구속 전에 피의자가 피의 사실 요지를 제대로 알아야 의견 개진을 잘 할 수 있다"며 "방어가 안 되는 측면이 있다는 공감대가 검사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구속영장 신청서의 열람을 보장하는 등 피의자 측이 경찰의 구속 필요성 주장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형사소송법이나 수사 준칙 등에 구속영장 신청서의 열람·제공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공소청 간부는 "면담 때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신청서를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경찰과도 의견을 공유하면서 개선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도 "영장실질심사 때 피의자에게 범죄 사실을 미리 알려주게 돼 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수사의 기밀성 차원에서 범죄사실을 사전에 알려주기 어렵다면 피의자의 방어권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ung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1일 05시56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정윤주, 이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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