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수사 마치고도 기소 지연…피고인 방어권 침해"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등과 공모해 그룹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 임원 A씨에 대해 법원이 '늑장 기소'를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정당한 이유 없는 기소 지연으로 방어권이 중대하게 침해됐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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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권준우]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공소기각은 검사의 공소제기가 법률 규정을 위반하는 등의 경우에 법원이 사건 실체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검사가 A씨에 대한 수사를 마쳤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장기간 기소를 지연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검찰(현 공소청)은 2022년 12월 21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이로부터 약 2년 5개월 만인 지난해 5월 28일 그를 기소했다.
A씨와 같은 사건에 연루된 김 전 회장과 다른 공범 1명은 2023년 2월 A씨보다 먼저 기소돼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피의자는 재청구 우려에 따른 정신적·심적 고통을 겪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신분적 불이익 등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며 "따라서 검사는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히 불기소 처분을 하거나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와 먼저 기소된 김 전 회장 등 두 공범의 공소사실이 같고, 이들을 기소할 당시 A씨에 대한 수사도 마쳤던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기소는 정당한 이유 없이 공범에 대한 공소 제기일로부터 약 2년 3개월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가 기소되기 전 김 전 회장 등의 사건에서 주요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대부분 마무리돼 그가 증인 등의 진술을 반박할 기회를 놓치는 등 방어권이 침해됐다며 공소 기각 사유를 부연했다.
A씨는 김 전 회장 등과 공모해 2018년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인수 절차 등을 허위로 공시하며 계열사의 자금 조달 구조를 꾸민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와 김 전 회장 등은 쌍방울 그룹의 자금 30억원을 다른 투자조합 등에 빌려주는 것처럼 꾸민 뒤 김 전 회장의 개인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는 등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공소청은 이들이 정식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사 자금을 유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통해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 전 회장 등의 다음 재판은 내달 5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sol@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3일 16시56분 송고
Source: Yonhap Korean ·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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